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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김지은 교수팀, '애교 말투'가 귀엽게 들리는 음향적 원리 밝혔다

입력 2026-08-24 20:09

- 덕성여대-스위스 취리히대 공동연구, 국제학술지 'JASA Express Letters' 게재
- 성인 화자, 모음 제1포먼트(F1) 높여 작고 어린 목소리 구현…해외 학계도 주목
- 한국어 고유문화 넘어 타 언어권 '아기 말투'와 유사한 발성 기전 확인

덕성여대 국어국문학전공 김지은 교수. (사진제공=덕성여대)
덕성여대 국어국문학전공 김지은 교수. (사진제공=덕성여대)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덕성여자대학교(총장 민재홍) 국어국문학전공 김지은 교수와 스위스 취리히대학교(University of Zürich) 폴커 델보(Volker Dellwo) 교수 공동연구팀이 한국어 '애교 말투(aegyo speech)'의 음향적 특징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JASA Express Letters'에 지난 18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성인이 애교 말투를 사용할 때 목소리가 귀엽고 어린아이처럼 들리게 되는 체계적인 음향적 변화 기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서울 지역 성인 화자를 대상으로 일반 말투와 애교 말투 발성 시의 모음 음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애교 말투를 사용할 때 모음의 '제1포먼트(F1)' 값이 일관되게 높아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포먼트(Formant)는 성대에서 입술까지 이어지는 통로인 '성도'의 길이와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음향적 공명 특성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F1 값이 높아지는 것은 성도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을 때 나타나는 음향적 특성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화자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더 작고 어린아이처럼 들리게 하려는 무의식적인 발성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은 교수는 "어린아이와 성인은 성도의 크기와 형태가 달라 음성의 공명 특성에서도 차이가 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성인 화자들이 애교 말투를 쓸 때 실제 어린아이의 발화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방향으로 음향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델보 교수 역시 "동물계에서는 몸집을 더 커 보이게 하려고 성도를 길게 만드는 전략을 종종 사용하지만, 이번 연구는 인간이 목소리를 통해 자신을 더 작고 어린아이처럼 들리게 하려는 정반대의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한국의 '애교'라는 문화적 특수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어의 '사자오(撒娇)', 일본어의 '부릿코(ぶりっ子)'는 물론, 영어나 독일어권에서 연인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아기 같은 목소리를 내는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이는 친밀한 관계에서 나타나는 말하기 방식이 여러 언어권에서 어떻게 공통적인 음향 현상으로 구현되는지 보여주는 단초가 된다.

해당 논문(Systematic F1 increase in Korean aegyo speech may signal childlike qualities)은 학술지 게재와 더불어 미국물리학협회(AIP) 소속 AIP 퍼블리싱(AIP Publishing)의 공식 보도자료로 선정됐으며, 미국음향학회(ASA) 공식 SNS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JASA Express Letters 논문 원문 캡처. (사진제공=덕성여대)
JASA Express Letters 논문 원문 캡처. (사진제공=덕성여대)
연구팀은 향후 애교 말투 사용 시 화자의 실제 성도 길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생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음성적 특징이 상대방의 보호 본능 자극이나 사회적 유대 형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후속 연구할 계획이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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