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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 재정 위기 심각…인사보다 사무 점검·예산 재설계가 먼저”

송인호 기자

입력 2026-08-25 06:45

취임 두 달간 도 재정 전반 점검…기금 소진·채권 발행·민간위탁 등 방만 운영 지적
“급식·도로 안전 등 필수예산 중심 재편…성과 진단 후 조직개편·인사 추진” 강조
추 지사," 예산 삭감 대상 단체들과·도의회에 설명하고 협조 구할 방침" 의사 표명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경기=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5일 "취임 후 두 달간 도 재정 상태를 점검한 결과 기금과 채권에 의존하는 구조적 위기가 확인됐다"면서 "인사보다 사무 점검과 예산 재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도 가계부를 인계받아 두 달째 점검하고 있다”며 “수입란에는 용처가 분명히 정해진 목돈인 기금도 거의 다 끌어다 썼고 채권을 발행해 다달이 이자가 쌓이는 빚만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도 전체 실·국이 살림 규모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세입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정 상황과 관계없이 사업을 확대하거나 유지하면서 경기도의 재정 부담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시·군 사무까지 떠안고 유사 사업 중복”

추 지사는 도가 시·군이 담당할 사무를 직접 수행하면서 예산을 낭비하고 국가 사무에 해당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해외사무소 운영 등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군의 사무를 도로 끌어와 예산을 낭비하는가 하면 국가 사무인 ODA 사업과 해외 각지에 사무소를 두고 수백억원을 들여 운영한 통상·외교 사업 등 이해하기 어려운 방만한 살림살이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간위탁 사업의 과도한 확대도 문제로 꼽았다. 공공이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업무까지 민간에 맡기면서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약화하고 예산 낭비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조직 내부의 칸막이 행정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인접한 실·국과 부서가 서로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유사한 사업을 중복 시행하면서 한정된 재원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약 반영보다 기존 사업 성과 진단 우선”

추 지사는 취임 열흘째 열린 간부회의에서 성과 평가 이후 인사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미 설명했다고 했다..

당시 간부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우선 반영하지 말고 기존 예산이 어떻게 집행됐는지와 사업 성과가 있었는지를 먼저 진단하도록 지시했다. 각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축소하거나 폐지할지에 대한 실·국의 책임 있는 의견도 요구했다.

추 지사는 재정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충분한 진단 없이 인사를 단행할 경우 업무의 연속성이 끊기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예산 재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어느 누구도 하던 일을 두고 다른 자리로 옮길 수는 없다”며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무의 점검과 재설계가 인사보다 선행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도로 보수도 어려워…안전예산 소홀 지적

반면 주민 생활과 안전에 직결된 예산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도로에 구멍이 나도 관리 등급을 낮춰 제대로 보수공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안전에 소홀한 예산 운용을 하고 있다”며 방만한 사업과 필수 안전예산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는 재정 운영의 모순을 짚었다.

앞으로 경기도는 급식예산을 비롯해 우선 집행이 불가피한 필수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다시 편성할 방침이다. 재조정한 예산안은 도의회에 재정 상황과 편성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고 심의 과정에서 협의할 계획이다.

사업 축소나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기관·단체들에도 도의 재정 위기와 구조조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로 했다.

◇“전문성·책임성 높이는 조직개편 시급”

추 지사는 예산 구조조정과 함께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민간위탁과 부서 간 중복사업을 재점검하고, 도가 직접 책임져야 할 사무와 시·군 또는 국가가 수행할 사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겠다는 취지다.

추 지사는 공직자들에게 “지금까지 살림살이를 한 여러분께 당부드린다”며 “서로 이러한 문제를 공유하면서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인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재정 재설계는 단순한 지출 삭감을 넘어 기존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 행정 주체의 적정성까지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도의회 심의와 이해관계 기관·단체와의 조정 과정에서 추 지사가 재정 위기의 실상을 어떻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확보할지가 향후 도정 운영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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