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logo

ad
ad
ad
ad
ad
ad

HOME  >  경제

고소당한 뒤 카톡을 지웠다면...증거인멸죄까지 추가될까

김신 기자

입력 2026-09-17 15:55

사진=법무법인 대세 배철욱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세 배철욱 대표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형사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카카오톡 대화나 문자메시지, 사진 등을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사건 관련 자료를 지우는 것만으로도 증거인멸죄가 성립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의자나 피고인이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직접 없앤 행위는 원칙적으로 증거인멸죄의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법원 역시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직접 인멸하는 행위는 증거인멸죄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바 있다.

다만 본인이 직접 자료를 삭제하는 경우와 타인에게 삭제를 부탁하거나 지시하는 경우는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대법원 판례는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라 하더라도 타인에게 인멸을 요청한 경우, 행위의 태양과 내용, 지시자와 실제 행위자의 관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미칠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증거인멸교사죄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공범이 존재하는 사건에서는 판단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하나의 카카오톡 대화나 파일이 본인의 혐의뿐만 아니라 공범의 형사사건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자료가 공범 사건의 증거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자신의 형사책임을 면하기 위한 증거인멸 행위가 결과적으로 공범의 사건 증거까지 없애게 되었더라도, 구체적인 정황을 따져보지 않은 채 이를 무조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수사나 고소가 예상되거나 이미 진행 중이라면 사건 관련 자료를 임의로 삭제·변경하기보다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해당 자료가 누구의 어떤 혐의와 연관되는지, 또 법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거인멸죄 성립 여부와는 별개로, 임의적인 자료 삭제는 실체적 사실관계를 입증하고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 : 법무법인 대세 배철욱 대표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