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4(화)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일본 아이돌과 팬들이 만나는 악수회도 첨단기술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치러지는 세상이 열렸다.

게이오기주쿠대학교 산학협력 스타트업 모션립(Motion LIB)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얼햅틱 기술을 적용한 가상현실(VR) 악수 솔루션을 일반에 선보였다.

VR 악수 솔루션의 핵심은 서로 떨어진 사람이 실제와 흡사한 감촉의 악수를 나누게 하는 것이다. 아이돌 문화가 1970년대 이전부터 활성화된 일본에서 악수회는 팬과 스타를 연결하는 중요한 자리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넘게 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돼 왔다.

모션립은 “VR 악수 솔루션은 리얼햅틱 기술에 의한 일종의 감촉 무선 전송기술”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얼마든 좋아하는 아이돌과 악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리얼햅틱과 가상현실기술을 조합한 VR 악수회 솔루션. 서로 떨어진 아이돌과 팬이 실제 악수를 나누는 감각을 구현했다. 〈사진=모션립 공식 홈페이지〉
리얼햅틱과 가상현실기술을 조합한 VR 악수회 솔루션. 서로 떨어진 아이돌과 팬이 실제 악수를 나누는 감각을 구현했다. 〈사진=모션립 공식 홈페이지〉
이 솔루션은 지난 16일 도쿄 모처에서 열린 아이돌 악수회 ‘스카파! 아이돌 페스티벌~Think of SDGs~’에서 첫 시연에 성공했다. 아이돌과 팬이 서로 떨어진 상태에서 VR 악수 솔루션을 이용해 실제와 비슷한 악수를 나눴다. 리얼햅틱과 연결된 기계손은 아이돌이 원격으로 보내는 손 모양이나 힘의 강도를 그대로 팬에 전달했다.

모션립 관계자는 “리얼햅틱 기술은 아이돌 악수회 뿐만 아니라 지병으로 가족과 오래 만나지 요양원 환자나 해외에 파견 나간 아빠와 아이들을 가깝게 이어준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이 트렌드가 되면서 리얼햅틱 기술을 활용할 분야는 사실상 무한대”라고 말했다.

게이오기주쿠대학교와 모셥립이 공동 개발한 리얼햅틱은 사용자가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존의 햅틱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 손이 쥐는 힘의 정도나 물건의 감촉을 정확하게 원격 전송·제어한다.

이 기술은 액추에이터의 힘 조절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동시에 VR 등 기술과 조합해 실제와 비슷한 가상 체험을 제공한다. 모션립이 자체 개발한 촉각 IC 칩 ‘AbcCore’가 기술의 핵심으로, 리얼햅틱을 특수 모터 없이 일반 모터만으로도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벌써 70개 회사가 모셥립의 리얼햅틱 기술을 응용한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공동연구 등을 통해 아이돌 악수회 외에 적용 가능한 영역을 개척하고 실용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의 막이 사실상 오르면서, 리얼햅틱과 같은 전혀 새로운 유형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앞으로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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