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8(목)
일본 통신업체 KDDI의 장애로 열도가 패닉에 빠졌다. [픽사베이]
일본 통신업체 KDDI의 장애로 열도가 패닉에 빠졌다. [픽사베이]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일본 최대 통신업체 KDDI의 대규모 장애로 열도가 사흘째 패닉 상태다. 통신은 현대인의 생활을 유지시키는 기본적 서비스인 데다 향후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의 핵심이기도 해서 이번 소동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 2일 새벽 발생한 KDDI 통신 장애가 4일에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으면서 au 및 UQ 모바일 등 업체의 주요 통신망이 일부 먹통 상태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KDDI는 일단 3일 오후 5시30분경 복구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통신 장애가 이어져 많은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이번 사태는 가뜩이나 폭염에 펄펄 끓는 열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전화와 인터넷이 끊기면서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었고 날씨와 금융, 교육, 문화 등 기본적인 생활 서비스가 죄다 단절됐다. 도요타와 스바루 등 현지 자동차 업계가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역시 사흘째 사용 불가능한 상태다. 커넥티드카는 차에서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닫거나 시스템을 확인하는 기능으로 요즘 차들은 기본 탑재된다. 긴급 상황 시 콜센터 운영자 연락이 불가능해지면서 운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번 사태로 발생한 일본 내 장애 회선은 무려 3915만개로 집계됐다. 복구 소요 시간도 40시간으로 역대 가장 오래 걸렸다. 그럼에도 4일까지 일부 지역은 여전히 통신 장애가 이어졌다. KDDI는 설비 교환 작업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 교환기 처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신량을 줄이다 보니 통화나 데이터 통신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성난 일부 사용자들은 소송을 준비 중이다.

KDDI가 영위하는 통신산업. au와 povo, UQ모바일 등 통신은 물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쇼핑과 금융, 교육, 문화 등 서비스가 사흘이 넘도록 복구되지 않았다. [KDDI]
KDDI가 영위하는 통신산업. au와 povo, UQ모바일 등 통신은 물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쇼핑과 금융, 교육, 문화 등 서비스가 사흘이 넘도록 복구되지 않았다. [KDDI]
모바일 대국 일본의 사태는 우리나라나 다른 국가에도 좋은 교훈이다.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스타링크 등 위성을 활용한 초고속 통신 서비스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지만 단절될 경우 대규모 혼란이 불가피하다.

특히 현재 자동차 업계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시스템이 통신 장애를 겪을 경우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플라잉카 등 미래 교통수단들은 대부분 자율주행으로 움직이고, 신호체계나 제어 시스템도 모두 무선통신이 기반이다. 만약 자율주행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KDDI와 같은 대규모 장애가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실제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 리서치업체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통신장애는 일반인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인터넷 등 통신 연결이 기본인 기업의 주요 사물인터넷(IoT) 기기들까지 악영향을 줬다.

한 전문가는 “30여년 전 인터넷이 보급된 우리나라는 세계적 통신 강국이지만 대규모 장애 등 크고 작은 사태가 여전한 것도 사실”이라며 “KDDI 소동은 절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며, 가까운 미래 활성화될 자율주행이나 플라잉카 등 무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통신망의 안정적 유지보수가 절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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