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26(일)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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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우리나라의 원화 현물환 시장은 교역규모에 비해 정체를 보이고 있다. 참여기관이나 시간 제약 등으로 외환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2월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자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외환시장의 개장시간 연장과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으로 원화의 경쟁력 제고 및 외국인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나, 실제 RFI의 참여 가능성, 외국자본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부작용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오현희 연구위원의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한 첫걸음’ 보고서에서다.

지난 반세기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으로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IMF 직후인 1998년 9월 기존 규제 위주의 외환제도를 정비하고자 「외국환거래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지만 원화에 대한 접근성 부족 등 폐쇄적인 시장구조, 외환거래의 불편함 등으로 외환제도와 외환시장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 및 요구가 지속되어 왔다.

시장 접근성 제한 등으로 원화 현물환 시장의 성장 제한

우리나라의 경제나 교역규모에 비해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정체를 보이는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원화 현물환 시장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351억 달러로 전 세계 외환시장의 1.7%를 차지하고 있어 16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역외에서 거래되는 NDF(차액결제선물환, Non-Deliverable Forward) 시장 규모는 일평균 498억 달러로 전 세계 NDF 거래의 19.5%를 차지하며 1위를 나타냈다.

참여 기관과 시간상 제약이 있는 현물환 거래가 외환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헤지 등을 위해 역외 시장에서의 외환거래 규모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 연구위원은 “역외 시장 참가자의 국내 현물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역외시장에서 결정되는 NDF 환율이 현물 환율을 결정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으며, 원화 결제 없이 차액만 결제할 수 있어 투기거래에 용이한 NDF의 특성상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시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문제점도 있다”고 진단했다.

당국은 2월 개장시간 연장과 국내 외환시장 대외 개방을 필두로 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을 발표하였다. 핵심은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시간 및 지리적 접근성 제약을 완화하는 것이다. 먼저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인 외환시장의 개장시간을 런던 금융시장 마감시간인 새벽 2시까지 연장하여 현물환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자 하였다. 향후 은행권 준비 및 금융시장 여건 등을 고려하여 24시간까지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외환당국의 허가를 받은 일부 금융기관만 참여할 수 있었던 국내 은행간 시장에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를 허용하여 지리적 제약 또한 완화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외환시장의 구조개선 방안이 시행된다면 앞서 언급한 비정상적인 NDF 시장에 대한 의존성을 축소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내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여 원화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자산 투자 활성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개선방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역내 외환시장에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를 허용한 점이다. 인가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RFI, 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에 한하여 국내 은행간 시장내 현물환과 FX 스왑거래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역외 NDF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차액으로 결제가 가능하며 레버리지 활용 측면에서 자율성이 높은 역외 NDF 시장 대신 당국의 인가와 규제 영역에 놓여있는 국내 현물환 시장을 이용할 유인이 있을지 다소 의구심이 남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역외 금융기관들이 역내 외환시장에 활발하게 참여하게 될 경우 접근성 측면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볼 수 있지만, 국내 외환시장에서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게 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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