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일 이상 구조·성능 안정성 유지, 난제였던 적색까지 구현 성공.
- 산업 응용 가능성 높이며 차세대 3D·양자광학 핵심기술로 주목.

이번 연구는 기존에 구현이 어려웠던 적색 원편광까지 안정적으로 발현시키고, 장기간 초분자 키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한 이번 성과로 세계 3대 과학저널 중 하나이자 과학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8월 14일(목) 게재되며, 이화여대의 국제 연구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원편광 발광은 빛의 전기장이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방출되는 현상으로, 3D 디스플레이, 양자광학, 위조 방지, 스핀트로닉스 등 차세대 광전자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구조적 불안정성과 낮은 키랄 전달 효율 등으로 강한 원편광 구현이 어려웠으며, 특히 장파장(적색) 영역의 원편광 구현은 기술적으로 큰 난제였다.
김동하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키랄 별모양 구조의 양친성 블록 공중합체와 키랄 소분자(R/S-만델산)를 수소결합으로 결합하고, 열 처리를 통해 키랄 공동조립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나노벨트 구조가 나선형 마이크로섬유로 발전하는 계층적 키랄 조립체를 형성했으며, 나선의 방향성(handedness)은 사용된 만델산의 광학이성질체에 의해 결정되었다.
연구팀이 제작한 초분자 조립체는 기존 대비 훨씬 강한 키랄 광학 특성을 보였으며, 기계적 성능도 향상되었다. 또한 상온에서 100일 이상 키랄 광학 특성과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했고, 반복적인 가열·냉각 순환 후에도 성능 저하 없이 우수한 안정성을 보였다.
더불어 연구팀은 다양한 비키랄 발광체(친수성·소수성 염료, 응집 유도 소광·응집 유도 발광 형광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를 키랄 공동조립에 적용해 청·녹·적색의 풀컬러 원편광을 구현했으며, 발광 효율과 발광 수명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원편광 발광 효율은 기존 고분자 조립 기술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또한 농도와 용매 증발 속도를 조절해 키랄 광학 특성의 방향성을 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
흥미롭게도 저농도·느린 증발 조건에서는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나선형 구조가 형성된 반면, 고농도·빠른 증발 조건에서는 비평형 상태의 밀집된 막대형 구조가 형성되어 키랄 광학 특성이 반대로 바뀌었다. 이러한 열역학적·동역학적 안정 구조의 형성 메커니즘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 규명되었다.
김동하 교수는 “이번 기술은 범용성과 확장성이 뛰어나, 키랄광학소자, 스핀트로닉스, 정보암호화, 바이오이미징 등 다양한 분야에 차세대 광학 소재로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강하고 전환 가능한 키랄 광학 특성을 지닌 계층적 키랄 초분자 조립체(Hierarchical chiral supramolecular assemblies with strong and invertible chiroptical properties)」은 한국연구재단의 자율운영중점연구소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bjlee@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