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촬영 사건의 핵심은 촬영된 부위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였는지 여부다. 그러나 판례는 단순히 노출 부위가 많은가 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피해자의 옷차림, 촬영 장소, 촬영 거리, 구도 및 각도, 촬영된 신체 부위의 강조 여부, 촬영 의도 및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이로 인해 일상적인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이라 할지라도 구도나 맥락에 따라 법적으로 불법촬영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수사기관은 고소장이 접수되거나 현행범 체포가 이루어지면 즉시 피의자의 휴대폰, 컴퓨터, 외장하드, Cloud 저장소 등을 압수하여 복구 및 분석을 진행한다. 불법촬영 혐의를 받게 된 피의자가 촬영물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저장 매체를 파기하려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대 디지털 포렌식 기술은 삭제된 데이터나 포맷된 저장장치에서도 삭제 시점과 파일 원본, 삭제 행위의 정황까지 복원해 낸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삭제한 정황이 포착되면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로 여겨져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으며 재판에서도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불법촬영 사건에서 죄질과 형량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는 불법촬영물의 유포, 판매, 저장, 소지, 구입, 시청 여부다. 불법촬영물임을 알면서도 이를 소지하거나 구입, 저장, 시청한 자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메신저나 SNS, 웹하드 등을 통해 타인에게 전송하거나 인터넷에 유포한 경우에는 가해자가 초범이라 할지라도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포된 촬영물은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유포 등 행위를 했다면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실제 불법촬영 사건은 매우 유동적이고 복잡한 양상을 띤다. 예를 들어 당시에는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추후 상대방이 동의를 철회했거나, 촬영 자체는 합의했으나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은 경우 등 개별 사안에 따라 성립하는 죄목과 법적 책임이 완전히 달라진다. 반대로 촬영 사실 자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거나 타인을 촬영하려던 목적이 아니었음에도 오해를 받아 억울하게 피의자 신분이 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 경우 객관적인 동선 파악, 카메라 각도 분석, 기기 작동 기록 분석 등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무턱대고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하거나 자의적으로 증거를 삭제하는 행위는 구속 수사 및 실형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사건 초기부터 촬영 경위, 저장 상태, 포렌식 복원 범위, 유포 여부 등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 하며, 섣부른 진술이나 합의 시도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도움말 법무법인 YK 안양 분사무소 박수찬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