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시민과 함께 하는 믿음직한 광수대 경위” 조태식의 영상은 안개가 자욱한 숲에서 시작된다.
오르골 소리와 아이의 웃음이 뒤섞인 몽환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꿈인지, 현실인지, 조태식 마저도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본다.
그 사이 저 멀리 발랄하게 뛰어가는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가 그의 눈에 들어온다.
뒤를 쫓으려는 그의 발길을 잡는 의문의 박스 하나. 이를 집어든 순간, 자동차가 전복된 사건 현장으로 장면이 전환되고, “이것만 해결하면 떠날 수 있다”는 조태식이 그 중심에 서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광역수사대를 떠나 인적 드문 시골 마을로 근무를 신청한 그를 떠날 수 없게 만든 모두의 거짓말과 그 안에 담긴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반면 김서희 영상의 시작은 긴장감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역시나 안개가 낀 숲 속의 테이블 위, 이곳에도 의문의 상자가 놓여있다.
그 앞에 앉아 상자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김서희의 눈엔 불안과 초조가 가득하고, 신경을 긁는 현악기의 음악이 이를 절정으로 치닫게 한다.
그 순간 울리는 휴대폰 진동벨 소리와 함께 “아버지가 죽던 날 남편이 사라졌다”는 고지.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내레이션대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 이후 그녀의 삶은 뒤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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