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된 사진은 설명이 필요 없는 남다른 존재감으로 기대감에 불을 지핀다.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 역의 김영철, 그의 곁에서 힘을 키우려는 남전 역의 안내상, 이화루 행수로 여장부의 기개를 보여주는 장영남, 우아한 기품 속 강단을 드러낸 신덕왕후 박예진이 웰메이드 사극의 탄생을 확신하게 한다.
시대가 가진 혼돈은 거인의 역사 뒤에 묻힌 ‘그들’에게도 격랑을 일으킨다.
어머니의 죽음에 분노하던 한희재(김설현 분)는 “내게 그럴 힘이 없다. 너는 있느냐?”는 이화루 행수(장영남 분)의 말에 차갑게 돌변하며 힘을 키우겠다 다짐한다.
“가서 살려야 할 목숨과 죽여야 할 목숨”이 있기에 죽음을 무릅쓰고 전쟁터를 누비는 서휘(양세종 분)의 모습과 “이제 고려는 뒤집히는 거냐?”는 한희재의 물음에 “왕이 먼저고 나라는 그 다음”이라는 남선호(우도환 분)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서로를 넘고 또 맞서야 할 운명에 맞닥뜨린 이들은 혼돈 속에서 장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영철은 뒤집어진 세상 위에 새로운 나라 ‘조선’을 여는 이성계를 연기한다.
전투에 단련된 범과 같은 존재로 냉철하고 영민한 지략가인 그는, 이방원(장혁 분)과 하나뿐인 왕좌를 두고 갈등을 시작한다.
이성계의 존재가 극의 모든 인물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김영철은 독보적 카리스마로 극의 묵직한 무게중심을 탄탄하게 잡는다.
사극, 시대극, 현대극을 오가며 지금까지 회자되는 숱한 캐릭터를 남긴 김영철이 이성계를 어떻게 그려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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