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에 실린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오삼일 한은 조사국 과장·강달현 조사역 작성)에 따르면 하향취업률은 지난 9월 기준 30.5%로 집계됐다. 올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선 뒤 4월(30.5%)과 6월(30.5%)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되는 최악의 '취업난'으로 과거 고졸자들이 일하던 자리로 밀려나는 대졸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하향취업은 4년제 대졸자가 고졸 이하의 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취직한 경우로 정의됐다. 한국표준직업분류와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대졸자가 대졸 학력이 요구되는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 종사자직에 취업하는 경우에는 '적정취업', 그외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농림어업 숙련 노동자, 기능 근로자 등으로 일하는 경우에는 '하향취업'으로 분류됐다.
◇2008년 이후 가파르게 늘어…자연>예체능>인문사회 전공 순으로 높아
하향취업률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22~24% 수준을 맴돌았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00~2018년중 대졸자가 연평균 4.3%씩 늘어난 데에 반해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간 미스매치가 일어난 영향이다. 대졸자는 많아지는데 적정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은 탓에 하향취업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하향취업자의 절반이 넘는 57%는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로 일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의 하향취업률이 29.5%로 상당히 높았다. 은퇴 이후 새로운 일자리에 취직하는 고령층이 많아지면서 장년층의 하향취업률도 35%나 됐다.여성(18.9%)보다는 남성(29.3%)의 하향취업률이 높았다. 여성 중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아예 취업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인구)'로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전공별로는 인문계나 이공계 할 것 없이 모두 높았다. 구체적으로 '자연(30.6%)', '예체능(27.7%), '인문사회(27.7%)', '공학(27%)' 등의 순으로 하향취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전공에 맞는 적정 일자리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사범(10.0%)', '의약(6.6%)' 전공자의 하향취업률은 낮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