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게재로 ‘소통의 왕’으로 불리며 젊은층 큰 호응
식당 ‘종업원 외모 비하’ '영화관 스크린 촬영' 논란 자초

정용진 부회장은 재벌 3세로는 드물게 왕성한 SNS 활동을 하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나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유통 라이벌 수장들과 비교되고 있다.
'SNS 경영‘은 정용진 부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로 여겨졌다. 하지만 소소한 개인사까지 SNS 계정에 올리면서 오히려 화를 불러왔다.
정용진 부회장은 과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신세계나 이마트에 제기된 민원을 직접 챙기며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의 트위터는 ‘신세계 민원실’로 통할 정도였으며 ‘신세계의 실질적인 홍보팀장’이라는 애칭도 받았다.
또 어린 쌍둥이 자녀의 생일파티나 가족과의 저녁식사 자리 같은 소소한 사생활과 관련한 사진도 종종 SNS에 올려 재벌답지 않은 친근한 이미지를 선보여 젊은층에 인기를 얻었다.
경영인답게 회사 일도 꼼꼼히 SNS에 챙겼다. 해외로 출장을 가 현지 업체를 방문할 때, 신세계에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을 때,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개장할 때면 늘 관련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열띤 반응을 받았다.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은 SNS에서 각종 논란을 일으키면서 SNS 계정을 닫는 일까지 생겼다. 대표적으로 2010년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와 골목상권 침해 논쟁, 그리고 여성 외모 비하 논란이 꼽힌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0년 당시 문용식 대표와 기업형슈퍼마켓(SSM)과 이마트 피자 등을 놓고 트위터에서 밤새 설전을 벌였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변종 SSM’ 논란이 촉발제가 됐다.
문용식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정 부회장에게 “수퍼 개점해서 구멍가게 울리는 짓 하지 말기를..그게 대기업이 할 일이니”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정 부회장은 “이분 아직까지 피자 얘기하시네..유통업 존재 자체를 부정하시네요”라고 응수했다. 정 부회장은 그러면서 “아무리 왼쪽에 서 계셔도 분노는 좀 줄이도록 하세요. 사회가 멍듭니다”라며 문 대표의 어조를 문제 삼자, 문 대표는 “사회가 멍드는 건 소시민의 분노 때문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탐욕과 부패 때문”이라고 맞받아치는 논쟁이 밤새 이어진 것입니다. 당시 밤샘 논쟁이 알려진 뒤 정용진 부회장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정용진 부회장은 같은 해 출장길에서 ‘삼성 갤럭시S 휴대폰을 들고 나갔다가 로밍이 안 돼서 고생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신세계의 큰집 격인 삼성전자를 대놓고 망신줬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그리고 이듬해부터는 각종 논란이 확산하면서 SNS 계정을 닫기 시작한다. 2011년에 20인승 벤츠 미니버스를 타고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해 출근하는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의 비난을 사며 논란이 된 뒤에는 트위터를, 2013년 검찰조사와 등기이사 사퇴 논란이 확산된 이후에는 페이스북 활동도 접는 등 수년간 SNS 활동을 중단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SNS 계정을 차단한 뒤 재계에서는 “재벌 총수의 SNS 활동은 장점도 있지만 사생활이 여과 없이 대중에게 전파될 수 있어서 자칫 말실수라도 하면 설화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며 “정 부회장 외에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재벌 총수가 거의 없는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라고 신중한 SNS 활동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2013년 2월부터 2년 동안 잠잠하던 정용진 부회장은 2015년 5월 다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SNS 활동을 재개했다. 이마트 관련 상품과 그가 먹었던 음식 등이 주된 콘텐츠였다.
그러다가 2016년에는 자신뿐 아니라 나라 망신까지 시키는 대형 사건을 SNS에서 터뜨렸다. 바로 ‘여성 외모 비하 논란’이다. 2016년 1월 31일 오전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식당에서 여 종업원과 찍은 한 장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 내용은 ‘몸도 왜소해 보이고 목도 길어 보이고 ㅎㅎㅎ 여기 서비스 최고임’이라고 적었습니다. 사진 속 장면은 정 부회장이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식당 종업원을 올려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이 ‘여성 외모 비하’와 ‘초상권 침해’라며 거세게 비난하자, 정 부회장은 비난하는 누리꾼들을 향해 “댓글로 뭐라 한 사람들 다 차단함”이라고 글을 올렸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정 부회장은 아무런 해명도 없이 해당 게시글을 삭제해 버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게시글을 삭제만 하면 되는 것이냐”, “종업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분 나쁜 거 아니냐 사과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정용진 부회장은 이틀 뒤인 2월 2일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바꿔버렸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기존 아이디를 사용하게 된 인스타그램 유저 A씨는 해당 인스타그램에 “외국에서 종업원 외모 비하하고 글 싹 삭제하고 사과 하나 없이 기사 내리고 사진 막 올려서 감추려는 누군가 때문에 이 계정 먹음”이라는 글과, 정 부회장의 사진과 함께 “사진 찍힘. 오늘은 목이 좀 있음”이라는 글을 올려 정 부회장을 비아냥댔다.
게다가 2019년 9월 25일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경기권을 중심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을 유머 소재로 사용해 비판을 받아야 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정오부터 48시간 전국 돼지 이동중지명령’ 속보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명령을 받들어 오늘 집에 있기로 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 캡처 화면은 삽시간에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일부 누리꾼은 “한 회사의 오너가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너무 경솔한 것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진 것입니다. 생존권이 걸린 양돈 농가 입장에 대한 헤아림이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문제는 영화 상영 중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것은 불법 행위라는 것이다. 영상저작물법 제104조는 ‘누구든지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영상저작물을 상영 중인 영화상영관 등에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녹화기기를 이용하여 녹화하거나 공중송신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논란이 된 후 정 부회장은 지난 20일 스크린이 거의 보이지 않는 사진으로 수정해서 재업로드했으나, 영화 상영 중에 화면을 사진으로 찍은 것에는 변함이 없어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영화관을 찾은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가족과 함께 놀이공원을 찾은 사진도 공개했는데 이를 두고도 “이 시국에 지나치게 야외활동을 즐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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