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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못 피할 듯…‘공든탑 무너지나’

입력 2020-12-23 08:48

자산 5조이상 기업집단 편입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당
농심 6개 계열사가 대상
농심 각 사업별 내부거래
“배당통한 오너가 배불리기”

농심,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못 피할 듯…‘공든탑 무너지나’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공정경제 3법’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 농심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하는 대규모기업집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심의 일감몰아주기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농심은 6개 이상의 계열사가 공정위 규제에 해당될 것으로 거론될 만큼 내부거래 관련 이슈가 많았다.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 일가 지분율 상장사 30%·비상장사 20% 이상'인 경우에만 받던 사익 편취 규제는 '상장·비상장사 모두 20% 이상'과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가 50% 초과 보유한 회사'도 받게 됐다.

◇ 농심그룹, 내년 자산 5조 웃돌아 공정위 규제대상 편입 전망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심그룹은 지난해 말 자산총계가 5조원 이상으로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할 전망이다. 농심그룹의 상장사 3곳의 올해 3분기 자산 총액은 농심 2조8225억원, 농심홀딩스 1조2761억원, 율촌화학 6288억원으로 집계돼 총 4억7274억원이고 비상장사들까지 합치면 5조원을 훌쩍 넘는다. 작년 농심그룹은 자산 4조7000억원 수준으로 아슬하게 공정위가 지정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내년 기업집단에 지정되면 농심의 다수의 계열사들은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19년 말 기준 주요 계열사들은 농심엔지니어링(62.1%), 태경농산(36.7%), 율촌화학(40.2%), 농심미분(36.2%), 호텔농심(36.2%), 엔디에스(35.8%) 순으로 내부거래 비율이 높았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은 농심홀딩스(지배주주 등 66.60%)가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율촌화학(상장), 엔디에스 그리고 메가마트는 지배주주 일가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모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편입된다. 이외에도 거래금액은 작으나 지배주주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농심미분도 농심과의 높은 내부거래 비율(36.4%)을 나타내 규제 대상으로 지목된다.

◇ 공정위 규제대상 타깃 6개 계열사, 농심 각 사업서 내부거래

이들 회사는 농심의 포장지, 스프 제조, 쌀 공급, SI(시스템통합) 등의 사업을 맡는다. 농심으로부터의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못 피할 듯…‘공든탑 무너지나’

태경농산은 농심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로 농축수산물 가공 및 스프 제조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지난해 특수관계자 간 거래로 올린 매출은 1974억원(56.6%)이다. 농심과의 거래가 1936억원으로 전체 매출(348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5%에 달했다.

농심엔지니어링은 내부거래로 나온 매출이 921억원이었고, 전체 매출(1485억원)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62%에 달했다. 농심엔지니어링은 생산설비 자동화 및 시설 관리업체로서 전체 매출에서 농심이 차지하는 부분이 886억원으로 59.7%를 차지했다.

율촌화학도 법망에 들어온다. 율촌화학은 신춘호 농심홀딩스 회장과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각각 지분 13.50%, 13.0%로 총 26.50%를 보유하고 있어 규제 선상에 새롭게 편입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내부거래액은 1569억원(40.3%)며 농심과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382억원(35.5%)로 나타났다. 율촌화학은 새우깡이나 신라면 등 제품의 포장재를 생산하는 계열사다.

이 밖에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60% 자녀 신승열, 신유정이 각각 20%씩 지분을 보유한 농심미분 역시 공정위의 눈총을 받고 있다. 농심미분은 작년 내부거래액 38억원(36.2%) 중 농심과의 거래가 37억원(35.2%)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 미분은 농심의 쌀 국수, 쌀 라면 쌀 스낵 등 쌀 원료 공급을 맡고 있다.

앤디에스의 경우 메가마트(53.9%) 신동원 부회장(15.2%), 신동윤 부회장(11.8%), 신동익 부회장(14.3%)로 총수일가 지분이 30%를 웃돌아 규제 대상이 된다. 그룹내 SI(시스템통합) 사업을 맡은 이 회사는 지난해 411억원(35.8%)을 내부매출로 올렸고, 농심에서 175억원(15.3%)의 매출을 냈다. 이 밖에 호텔농심은 지난해 매출액 447억원 중 내부거래 125억원(30.4%), 농심과의 거래 75억원(16.8%)을 기록했다.

◇ 농심 내부거래, 오너일가 배불리기?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내부거래의 중심에 서 있는 농심의 주요주주는 농심홀딩스(32.72%), 신춘호 회장(5.75%), 율촌재단 (4.83%), 삼남 신동익 부회장 (1.64%) 등이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의 45.49%를 보유하고 있다.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 지분은 장남 신동원 농심 부회장(42.92%), 차남 신동윤 부회장(13.18%) 등 특수관계인이 66.60%를 소유하고 있다.

올해 농심홀딩스가 5000원을 현금배당하면서 신동원 부회장은 최대주주(42.9%)로서 총 배당금 93억원 중 39억원을 챙겨갔다. 농심의 경우 1주당 4000원을 배당키로 해 총 배당금만 231억원이다. 신춘호 농심 회장(5,8%)은 이중 14억원, 신동익 부회장(1.6%)는 4억원을 수령했다. 이 밖에 율촌화학 신 회장과 신동윤 부회장이 각 17억원의 배당을 챙기는 등 주요 계열사의 내부거래로 인한 고액의 배당이 오너일가 배불리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올해 1월 보고서를 통해 “농심그룹은 현재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은 아니지만 2019년말 그룹 자산이 5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므로 거래의 적정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come2kk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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