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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노재팬은 무슨"…日 맥주·유니클로 활황

입력 2022-05-07 09:44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었던 한국 내 유니클로 [뉴시스]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었던 한국 내 유니클로 [뉴시스]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 가격에 상품까지 마음에 든다면, 요즘 누가 일본산을 따지나요?"

소비자 A씨는 '노재팬 상징'으로 꼽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을 둘러보며 유니클로가 일본 브랜드인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3년 전인 2019년 7월 한일 갈등으로 불거진 '노재팬(NO JAPAN·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들해지고 있다.

한때 노재팬 여파로 일본 여행길이 끊기고, 유니클로 매장이 잇따라 문을 닫았으며, 일본 맥주가 편의점에서 사라졌다. 닛산 자동차는 한국에서 철수할 정도로 노재팬 반향이 컸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노재팬 움직임이 주춤해지며 일본 브랜드들이 다시 살아나는 양상이다.

실제 유니클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르메르 ▲띠어리 ▲JW앤더슨 ▲질샌더 ▲마르니 등 명품 브랜드들과 협업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국내에서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롯데와 협업해 설립한 국내법인 에프알엘(FRL)코리아는 2020년(2019년 9월~2020년8월) 영업손실이 884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2020년 9월~2021년8월)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노재팬 타격이 컸던 데상트코리아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 늘었고,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전년 32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과거 국내 시장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 맥주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아사히 맥주를 파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는 전년 영업손실(-124억원)보다 적자폭을 96.8% 줄인 것이다.

노재팬 운동 이전인 2018년만해도 1248억원까지 치솟았던 이 회사 매출은 이후 점점 급감하다가 지난해 172억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국내 유통점에서 일본 맥주 판촉 행사를 재개하며, 점유율 회복을 노리는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266만 6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6% 뛰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현재 주요 편의점에서 원하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다른 일본 브랜드들과 함께 수입 맥주 골라 담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인기가 높은 '하이볼'(탄산수와 위스키를 섞는 것)에 많이 쓰이는 일본 위스키 수입액도 올 1분기 123만90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 정도 뛰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포켓몬빵'이 국내에서 흥행 열풍을 보이는 것도 노재팬 움직임이 시들해졌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SPC삼립이 지난 2월 선보인 '포켓몬빵'은 출시 두 달여 만에 판매량 1500만개를 돌파하며 판매 대란이 일고 있다.

일본 '더 포켓몬 컴퍼니'의 한국법인(포켓몬코리아)은 지난해 매출이 33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배 뛰었다. 올해는 라이선스 로열티가 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윤석열 새 정부의 한일 관계 회복 의지도 노재팬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19년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징용 등의 배상 판결'을 문제 삼아 반도체 소재 등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뒤 양국 관계는 급격히 얼어 붙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등 톱다운 방식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327개사를 대상으로 '새 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45.3%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윤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 여부에 따라 노재팬 상황도 바뀔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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