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문태 연구위원의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자영업 시장의 변화’ 보고서에서다.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소규모 업체의 매출 기회 확대와 상위 업체의 승자독식 강화로 중분위 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자영업 시장의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강화와 함께 디지털 전환의 부작용 완화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자영업 종사자 가구의 형편을 파악할 수 있는 가계동향조사(통계청 마이크로 데이터 통계 활용. 고용원있는 자영업자, 고용원없는 자영업자 가구주 소득)를 살펴보면, 자영업 가구의 소득은 2020년 전년대비 0.4% 증가에 그쳤으나 2021년에 5.9% 증가하면서 2019년 대비 6.2%의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득 증가의 배경에는 이전 소득이 있다. 자영업자의 이전 소득은 2019~2021년 55.0%가 증가하였다. 특히 이전소득 중 손실 보상금, 재난 지원금 등을 포함한 사회적 수혜 금액의 증가폭이 컸다. 2019년 가구 당 평균 6.1만원이었던 사회적 수혜 금액은 2021년 260.3% 증가하면서 21.8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본업인 자영업 종사의 대가로 벌어들인 사업 소득은 2020년에 전년대비 5.0% 감소하였으며 2021년에도 2019년 수준을 하회(-0.4%)하며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침체를 나타냈다.
사업 소득의 감소는 소득 5분위 기준으로 중간 분위인 3분위에서 더욱 컸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 자영업자의 사업 소득은 2021년에 2019년 대비 2.7%가 감소했다. 반면, 상하위 20%의 양극단 분위는 비교적양호한 사업 소득을 나타냈다. 특히 1분위(하위 20%)에 속한 영세한 자영업자의 사업 소득이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었던 2020년에는 사업소득이 전년대비 2.2% 감소하였지만 2021년에 11.9% 증가하면서 2년 동안 9.0%가 증가했다. 유명 맛집이나 대형 점포가 포함된 5분위(상위 20%)도 같은 기간 소폭이나마 증가(0.6%)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다.
중간 분위 자영업자의 사업 침체에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진행된 급속한 디지털 전환과 이에 따른 경쟁 구도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소규모 업체의 매출 기회는 확대되고 상위 업체의 승자 독식 현상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분위의 입지가 좁아진 셈이다.
배달앱 이용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는 하위 분위 업체에서 더욱 크며 배달앱 내부의 높은 경쟁 강도와 매출 집중에 따라 불평등도는 기존 매장 대비 높다는 것이 실증 분석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온디맨드 플랫폼 시장에서의 입점업체 매출분포 변화에 관한 연구’ KDI)
하위 분위의 소득 증가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롱테일 법칙’으로 설명될 수 있다. 롱테일 법칙이란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확대에 따라 하위 업체의 유통 채널 구축이 용이해지고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 분포 상의 ‘꼬리가 길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온라인 쇼핑몰 입점 판매자 또는 배달 전문 식당과 같은 소규모 점포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입지나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며, 지도앱 등을 통해서 접근이 어려운 입지에 위치한 소형 점포의 모객력도 기존보다 강화됐다.
디지털 전환은 하위 업체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매출 기회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지만, 승자독식 또한 강화하는 특성을 보인다. 온라인을 통해 경쟁 범위가 확대되면서 상위 상품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으로, ‘슈퍼스타 효과’로 불리기도 한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 하에서 침체된 중분위 사업자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대응력 강화를 지원하여 불균형을 해소하고 자영업 시장의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1년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상공인의 디지털 기술 활용 정도는 15.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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