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은 당시 해바라기센터에서 피해 사실을 얘기하면서 "일기장을 보고 오늘 말해야 할 거를 외워 왔다"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딸의 일기장에는 입에 담기도 힘든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있었고, 피해는 2월에 발생했으나 일기는 3월에 적혀 있었다.
성폭행, 성추행을 비롯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명 연예인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손해배상 등 금전을 뜯어낼 목적으로 허위의 피해 사실을 공표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일반인에게까지 무고한 성범죄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무고죄 발생 건수는 32% 증가했으며 이 중 성범죄, 성폭력 관련 무고 죄는 전체 비율의 40%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성폭력 범죄는 초범이라 할지라도 실형이 선고될 만큼 중한 범죄다. 그러나 성범죄 사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처벌이 강화되면서 이를 역이용하여 무고하게 성범죄로 고소하는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형법상 무고 죄도 높은 수위의 처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성범죄의 경우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에 의해 수사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사안이 복잡하게 흘러갈 수 있다. 때문에 억울한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양측의 관계, 사건 전후의 사정,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 및 당시 주변의 진술과 CCTV 영상 확보, 목격자 진술 등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성추행 고소는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범죄 성립이 이루어질 수 있어 무고 사건과 자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피의자로 몰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바로 무고 혐의로 맞고소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2차 가해를 했다는 오해로 중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때문에 가능한 무혐의 처분이 확실해진 다음에 무고죄 고소 여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안전하며, 그와 관련해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타당한 조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도움말 법무법인 오현 이용 성범죄전문변호사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