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주 1회 투여 혁신신약 ‘에페거글루카곤(HM15136)’이 희귀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국제 학회에서 주목받았다.
지난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에서 한미약품은 에페거글루카곤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이 신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인슐린의 과잉 분비로 인해 심각한 저혈당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으로, 매년 유럽과 미국에서 약 3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있지만, 유전자형에 따라 제한적인 효과를 보이며 부작용이 심각해 환자들은 다른 의약품 사용이나 췌장 절제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주 1회 투여가 가능한 에페거글루카곤을 개발하며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임상 2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에페거글루카곤은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호트 1의 8주간 치료 데이터에서 특이한 부작용 없이 주당 저혈당 및 심각한 저혈당 발생 횟수와 시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또한 약물의 반감기가 평균 146시간으로 확인되며, 주 1회 투약의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의 안토니아 다스타마니 박사는 “관찰된 결과는 매우 유망하며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같은 기간 열린 ‘선천성 고인슐린증 국제 재단(CHI)’ 심포지엄에도 참가해 해외 환우 및 가족들과 직접 소통하며 질환의 고통을 나눴다. CHI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환우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로, 환자와 전문가 간 네트워크 형성 및 최신 치료법 공유를 목표로 한다. 한미약품은 2020년부터 이 단체를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해왔다.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 이사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큰 고통을 감안할 때 제약기업 본연의 사명감으로 끝까지 매진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