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 코인은 국가 통화를 온체인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디지털 자산으로, Web3와 전통 금융 시스템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간주된다.
특히 한국처럼 금융 및 디지털 인프라가 발달한 국가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등장은, 향후 디지털 금융 전환과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 참여에 있어 전략적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관련 제도나 발행 주체, 인프라가 명확히 정비되어 있지 않은 과도기적인 상황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 정부와 일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탑다운 방식의 검토가 시작되었으나, 실제 발행이 가능한 시점이나 방식은 아직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자산 담보 구조 ▲회계 기준 ▲소비자 보호 장치 ▲법적 지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발행과 운용 주체를 둘러싼 논의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Web3 업계에서는 ‘발행’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준비할 수 있는 역할에 주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의 ‘유통’과 ‘사용 경험’에 집중하는 지갑 서비스나 인프라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금융·법률적 책임이 수반된다. 규제와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발행 시도는 법적 리스크뿐 아니라 신뢰도 측면에서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이미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한 ‘유통 구조의 정비’와 ‘사용성 확대’는 현 시점에서 보다 실현 가능한 대응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국내 비수탁 지갑 프로젝트인 ‘리워디 월렛’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유통 가능성에 대비해,
사용자 친화적 온보딩 UX, DEX 및 리워드 플랫폼과의 연동, 실사용 기반 구조 설계 등을 중심으로 유통 인프라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워디는 특히 “제도적 발행이 가능해지는 시점에 가장 준비된 유통 채널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USDT(Tether)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한 발행보다는 사용처, 거래량, 유동성의 흐름을 설계하는 유통 전략에서 실질적 가치가 창출된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왑 수수료, 결제 연동 수수료, DApp 파트너십 등은 기업 입장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또한 Web3 사용자 입장에서도 ‘쓸 수 있는 코인’이 되는 것이 곧 온보딩 동기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아직 체계적으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유통 기반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기업들이 향후 생태계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디지털 자산과 실물 경제를 연결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 ▲신뢰할 수 있는 발행 주체 설정 ▲실사용 구조 설계 ▲민간 주체와의 역할 분담 등 종합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제도적 명확성을 확보하고, 민간은 유통·UX·보안 등 실제 사용 환경 구축에 앞장서는 역할을 분담해야 할 것이다.
리워디 월렛을 비롯한 국내 Web3 인프라 기업들은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고 기다리는 방식으로 유통 구조를 설계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가 향후 제도화 이후 빠른 확산의 촉진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발행’이 아니라, ‘쓸 수 있는 구조’를 준비할 때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