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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포토에세이]...가족사진

입력 2025-07-28 08:16

[신형범의 포토에세이]...가족사진
2014년 5월, TV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가정의 달 특집’편에 가수 김진호가 출연했습니다. 《불후의 명곡》은 여러 가수들이 다양한 장르의 명곡을 재해석해 부르는 장수 프로그램인데 김진호는 당시 인기 남성 그룹 ‘SG워너비’의 멤버입니다.

김진호는 시작하기 전에 노래에 얽힌 자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첫 솔로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다. 제목은 《가족사진》인데 실제로 가족사진을 보고 만들었다. 사실, 행복할 땐 가족사진 같은 거 잘 안 보지 않나. 외롭고 힘들어지니까 사진을 보게 되더라.”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랑 찍은 사진은 물론 우리집엔 변변한 가족사진 한 장 없었다. 엄마와 내가 둘이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그 사진에 엄마가 아버지 명함사진을 붙여 놓으셨다. 얼마나 그리우셨으면 아버지 명함사진을 거기 붙여 놓으셨을까, 생각하니 숙연해졌다. 나한테는 그게 우리 가족사진이다.”

“원래는 발표하려고 만든 곡이 아니라 어머니를 위해 썼다. 나한테는 그저 일기장 같은 곡이다. 특히 오늘은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어서 더 의미가 깊다. 남들처럼 번듯한 가족사진은 아니지만 오늘 무대가 아버지가 남겨 주신 이야기들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노래 하나가 만들어지고 불려지기까지 서사가 이 정도면 일단 먹고(?) 들어가는 거 아닌가요? 실제 가사도 자신이 어른이 된 다음에 느끼는 부모님이 살아오신 삶과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셨다’는 구절처럼 부모님의 헌신과 희생을 새삼 깨닫는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경쟁자로 참가한 다른 가수는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면서 말했습니다. “점수를 매길 노래가 아니다. 내가 지더라도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다른 출연자는 “모르는 노래를 처음 들으면 감동받기가 쉽지 않은데 이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했습니다. 이런 평도 있습니다. “좋은 노래는 노래에 대한 평가가 달리지만 명곡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연을 남긴다.”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가족사진》은 많은 가수들이 커버해서 부르고 또 특별한 날이나 부모님과 가족을 떠올리는 상황이 오면 단골처럼 불려집니다.(단, 부르기가 너무 어려워 아무나 부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포르토 시내 잔디광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이 사진도 누군가에겐 ‘가족사진’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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