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사람을 첫눈에 알 수 있나](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8070821210126646a9e4dd7f220867377.jpg&nmt=30)
팬들은 그 남자를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는 걸까요. 실험을 통해 알려진 사실은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나 신뢰성, 친밀도 등을 판단하는 데 1초도 안 걸린다는 겁니다. 그러니 ‘첫눈에 반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첫인상은 이후 판단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이런 직감은 정확한 정보나 맥락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도 높습니다. 소개팅, 면접 같은 게 대표적입니다.
나도 예전에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관으로 자주 참여했는데 지원자의 표정과 눈빛, 자세나 태도를 보는 순간 거의 마음이 정해집니다. 이후 지원자의 말을 듣는 건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어‘ ‘거 봐 내 생각이 맞잖아’ ‘더 이상 물어볼 게 없겠는데’라면서.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 나이쯤 되니까 처음 만나는 누군가를 섣불리 판단하는 걸 조심스러워 하게 되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데 점점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직관이 그 사람의 내면과 인성, 상처나 가능성까지 모든 걸 알려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사람을 판단할 때 무엇을 보면 될까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앞뒤 말이 다르거나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는가입니다. 또 불리한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도 사람을 보는 기준이 됩니다. 잘못했을 때 진심으로 사과하는지 그냥 대충 넘기는지, 작은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은 큰 약속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가능성이 큽니다.
타인의 성공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의 인품을 보여줍니다. 친구가 잘됐을 때 진심으로 축하하는지, ‘줄을 잘 섰기 때문이지’라며 깎아내리는지. 돈이 걸려 있거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을 때도 본성이 드러납니다. 도움을 요청 받을 때 모르는 척하는 사람, 자기한테 이익이 없으면 무심해지는 사람은 관계에 있어서도 자신만 챙기기 쉽습니다.
사람을 잘 본다는 건 상대를 꿰뚫어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더불어 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변합니다. 지금은 부족해 보여도 성장할 수 있고,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단점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의지가 좋은 관계를 만듭니다. 여가수의 사람 보는 눈이 옳았는지는 시간이 알려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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