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 구조 연구와 HR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는 잡앤킬 정대웅 대표(교수)에게 현재 채용 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와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정 대표는 AI 채용 시스템 설계, 면접관 교육, 기업 맞춤형 채용 및 면접 전략을 주제로 한 강의와 컨설팅을 활발히 진행하며, 기업과 구직자 양측의 시각을 모두 아우르는 연구와 실무를 이어가고 있다.
Q. 최근 채용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A. 많은 사람들이 면접을 실력과 역량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2025년 경제학 최고 권위 학술지에 발표된 독일 본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지원자의 합격 여부는 개인의 능력보다 ‘바로 앞에 누가 면접을 봤는지’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를 ‘순차적 대비 효과’라고 부른다. 앞선 지원자가 지나치게 뛰어나면, 그 다음 지원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인지 구조의 한계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Q. 그렇다면 면접은 본질적으로 공정하지 않은 평가 방식인가.
A. 공정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정하려고 노력해도 무의식적으로 불공정해질 수 있다. 면접관은 이전 지원자를 기준점으로 삼아 평가하게 되고,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지원자를 봐야 하는 일정에서는 이러한 편향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구조화된 평가 기준 없이 진행되는 면접에서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지원자도 운이 나쁘면 탈락할 수 있다.
Q.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A. 현실적인 방법은 있다. 면접 사이에 충분한 휴식 시간을 두고, 유사한 배경의 지원자들이 연속으로 배치되지 않도록 조정하며, 평가자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구조화된 평가 기준의 도입이다. 특히 행동 중심 평가를 조직, 직무, 산업군 관점에서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부족해 면접관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Q. 기업들이 말하는 ‘핏(Fit)’은 단순한 핑계인가.
A. 그렇지 않다. 스펙은 서류 전형을 통과하기 위한 조건일 뿐이고, 최종 합격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적합도다. 직무 적합도와 조직 적합도는 동시에 작용한다. ‘입사는 실력으로 하지만 퇴사는 문화 때문에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면접에서는 일을 잘할 수 있다는 증거와 함께, 이 조직과 장기적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Q. 구조화된 면접이란 무엇인가.
A. 비구조화 면접이 “편하게 이야기해보자”는 방식이라면, 구조화 면접은 질문과 평가 기준이 사전에 명확히 정해져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구조화 면접의 예측 타당도는 비구조화 면접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이는 면접관의 개인적 호감이나 선입견이 개입될 여지를 크게 줄여준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면접관 교육에서도 구조화 면접 설계가 핵심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Q. STAR 기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STAR 기법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검증된 방식이다. 핵심은 ‘행동’이다. 면접관이 알고 싶은 것은 팀 전체의 성과가 아니라, 그 성과 속에서 지원자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다. 과거의 구체적인 행동은 미래의 성과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지표다. 이는 기업 면접뿐 아니라 취업 준비생을 위한 실전형 취업 스킬 강의에서도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다.
Q. 구조화된 면접으로 편향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나.
A. 100% 제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극적으로 줄일 수는 있다. 잡앤킬은 이를 위해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입력 단계부터 지원자의 경험을 구조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화려한 표현보다 핵심 행동 데이터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시스템은 AI 채용 환경에서도 면접 평가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활용되고 있다.
Q. 취업준비생에게 가장 중요한 조언은 무엇인가.
A. 첫째, 자기소개서는 소설이 아니라 구조다. 둘째, 면접은 발표가 아니라 조직과의 호흡이다. 셋째, 완벽함을 보여주기보다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실제로 기업 맞춤형 채용 컨설팅과 취업 스킬 강의 현장에서도, 구조화된 사고를 갖춘 지원자들이 면접에서 더 안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Q. 앞으로의 목표는.
A. 합격 요령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채용 생태계를 바꾸는 연구소가 되고 싶다. 취업준비생은 억울하지 않고, 기업은 채용을 후회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음 말과 목표가 있다면?
A. 첫째, 지원자가 자기 경험을 구조적으로 회고할 수 있게 돕는 'AI 진로 상담 시스템'을 완성할 겁니다. 둘째, 기업 컨설팅입니다. '면접관 감'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 더 나은 채용 방법을 자문하고 나아가 '과학적 채용 시스템'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셋째, 지식 공유입니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채용은 운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과 과학의 융합'이라는 걸 계속 알릴 겁니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취준생은 억울하지 않고, 기업은 후회하지 않는' 그런 채용 시장을 만드는 겁니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