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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MZ들은 ‘가족 같은 회사’ 싫어한다

입력 2026-02-05 08:04

[신형범의 千글자]...MZ들은 ‘가족 같은 회사’ 싫어한다
잘나가던 유명 연예인이 자기가 세운 기획사의 직원들에 대한 갑질과 급여 지급 문제로 논란을 빚더니 하루아침에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약속한 돈을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시간을 넘겨 마구 부렸으며 필수 보험조차 가입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고 좀 힘들어도 이해할 것으로 편하게 ‘가족처럼’ 생각했다는 의미입니다.

예전에는 직장 분위기가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하면 칭찬으로 여겼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아끼면서 배려가 넘치고 인간적인 정으로 뭉친 관계를 상상했습니다. ‘평생직장’이 가능하던 시대에 개인보다 집단이 우선하고 생계 문제와 정체성을 규정하면서 사회적 안전망 역할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MZ세대에게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하면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공과 사의 경계가 모호하고 합리적 의사결정보다 가부장적 위계가 앞서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동시에 권리는 생략되고 가족처럼 의무와 책임만 지우면서 계약보다 헌신을 요구하는 데다 보상은 없고 감정노동까지 강요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는 ‘가족’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채용할 때도 회사의 방침을 이렇게 공개합니다. “우리는 가족이 아니다. 우리는 프로 스포츠팀이다.” 2000년대 초, 설립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경영난으로 직원의 30%를 해고할 위기에 처했을 때 회사에서 가족처럼 ‘끈끈한 정’에 대한 꿈을 버렸다고 했습니다.

넷플릭스에는 ‘키퍼 테스트(Keeper Test)’라는 인사평가 방식이 있습니다. 팀장급 매니저는 자신의 팀 구성원이 회사를 떠나려고 할 때 ‘내가 붙잡으려고 싸울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싸우고 싶다(Keep)’는 결론이 나오면 그 조직원은 회사에 꼭 필요한 핵심 인재입니다. 반대로 ‘싸우고 싶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 구성원은 퇴직금을 주고 헤어지는 게 낫다는 겁니다. 회사는 직원에게 최고 대우를 해주고 직원은 최고의 성과로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다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헤어지는 겁니다. 넷플릭스는 가족이 아니라 거쳐 가는 정거장과 같다는 개념입니다.

매정한 얘기지만 세상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증거입니다. MZ세대는 ‘가족처럼 일할 사람’보다 ‘함께 성장할 사원’이라는 채용 문구를 훨씬 매력적으로 느낍니다. ‘열정적인 분 모십니다’가 아니라 ‘자기 업무에 책임질 분’에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반응합니다. 가족은 집에서 찾고 직장에서는 최고의 동료와 멘토를 찾겠다는 생각입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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