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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건물주가 직접 장사한다면 권리금 포기해야 하나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7-10 11:34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임대인이 상가를 직접 사용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면 권리금 회수 방해 책임을 질 수 있다. 계약 거절 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혔다면 임차인이 실제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않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단도 있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10일 "임대인이 직접 영업하겠다는 사정만으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임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맺지 않는 행위도 권리금 회수 방해에 포함한다.

임대인의 직접 사용은 법이 정한 예외와 구분해야 한다. 현행법은 임대인이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 등을 정당한 계약 거절 사유로 규정한다. 임대인이 해당 장소에서 직접 장사해 수익을 얻겠다는 것은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와 다르다.
엄정숙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 변호사는 "직접 사용한다는 말만으로 계약 거절을 정당화하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하는 제도의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임차인을 실제로 데려왔는지도 항상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19년 7월4일 선고한 판결에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권리금 회수 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대인의 거절 의사가 분명한 상황에서 임차인에게 신규 임차인을 구해 오도록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절차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사이에 권리금 계약이 먼저 체결돼 있어야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분쟁에 대비하려면 임대인의 의사 표시를 남겨야 한다. "직접 사용하겠다"거나 "다른 사람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말이 담긴 문자메시지와 통화 녹음, 내용증명 등이 주요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녹음은 대화 당사자가 직접 참여한 통화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제3자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손해배상액은 임차인이 요구하는 권리금 전액으로 자동 결정되지 않는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신규 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 가운데 낮은 금액을 한도로 정한다. 소송에서는 감정 등을 거쳐 권리금 가치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다.

청구 시기도 확인해야 한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은 임대차가 끝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임대인이 직접 영업하겠다고 말해도 임차인이 곧바로 권리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거절 사유와 의사 표시를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배상 책임은 임대인의 계약 거절 경위와 상가 사용 계획,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절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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