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동탄 성장 이끈 산업 수요와 닮은꼴
평택 공급 부담 속 고덕 집값·미분양 차별화
기업 투자와 도시 기반시설 확충 속도가 변수
판교신도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입주가 시작됐다. 당시 시장은 높은 분양가와 부족한 생활시설을 약점으로 꼽았다. 서울 강남권을 대신할 주거지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다.

동탄2신도시도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0년대 초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기에 대규모 물량이 공급됐다. 서울과의 거리와 미완성 생활 기반에 대한 우려도 컸다.
경기 남부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삼성전자 화성·기흥 사업장과 관련 업체 종사자가 유입됐다. 광역급행철도 GTX-A와 상업시설이 들어오면서 서울 접근성과 생활 여건도 개선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는 동탄역 인근 주요 단지가 올해 6월 최고가 거래를 기록했다.
판교와 동탄의 경험은 신도시가 주택 공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고용 기반이 먼저 수요를 만든다. 교통과 교육, 상업시설은 도시 정착을 돕는다. 이 과정이 이어져야 외부 충격을 견디는 주택시장이 형성된다.
고덕국제신도시는 평택의 다른 개발지역과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평택 전체는 신규 입주 물량과 미분양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고덕동 '힐스테이트 고덕 센트럴' 전용면적 93㎡는 올해 6월 11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고덕 내 미분양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원문 자료는 올해 상반기 고덕국제신도시 미분양이 1개 단지 30여 가구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브레인시티 등 평택의 다른 신규 개발지에 미분양이 몰린 것과 대조된다. 삼성전자 임직원과 협력사 종사자의 실수요가 일정 부분 주택 물량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고덕의 가장 큰 수요 기반이다. 약 283만㎡ 부지에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섰다. 생산라인 투자가 이어지면 연구·기술 인력과 협력사 종사자도 늘어날 수 있다. 기업 투자가 주택 수요와 상권 확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도시 확장을 막았던 알파탄약고 이전도 올해 3월 마무리됐다. 고덕국제화계획지구 3단계에는 주거시설과 공원, 문화·행정시설 조성이 예정돼 있다. 업무 배후지 성격이 강했던 고덕이 생활권을 갖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지가 다음 단계의 관건이다.

공급 조건만으로 향후 시장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 투자 일정이 늦어지거나 평택 전역의 입주 물량이 수요를 웃돌면 고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교육시설과 광역교통망이 계획대로 들어서는지도 살펴야 한다. 추진 중인 시설은 실제 개교나 개통까지 일정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판교와 동탄은 기업과 일자리가 들어온 뒤 교통과 생활시설이 채워지면서 주거 가치가 높아졌다"며 "고덕도 단기 가격보다 기업 투자와 도시 완성 속도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덕은 판교나 동탄의 성공을 자동으로 이어받는 도시가 아니다. 산업 기반이라는 출발점은 닮았다. 그러나 공급 부담과 개발 속도는 다르다. '빅테크 벨트'라는 이름보다 실제 고용과 인구 유입, 기반시설 가동 여부가 고덕의 다음 집값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