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법상 모욕죄는 사람을 모욕할 때 성립하는 범죄로, 공연히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할 때 처벌 대상이 된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성립 요건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인 공연성이며, 둘째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특정성, 셋째는 상대방의 사회적 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경멸적 표현인 모욕성이다.
그 중에서도 유심히 살펴야 하는 부분이 바로 공연성과 특정성이다. 예를 들어 1대 1로 대화하는 메신저 창이나 비밀 대화방에서 욕설을 주고받았다면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이 결여되어 모욕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반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개된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여러 사람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공연성이 쉽게 인정된다. 아울러 닉네임만으로는 누구인지 알 수 없더라도 주변 상황을 통해 그 사람의 신원을 미루어 알 수 있다면 특정성이 충족되어 혐의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 온라인 공간에서의 발언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모욕죄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모욕죄는 친고죄에 해당하므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중간에 합의하여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실무상 피해자를 설득해 사건을 원만히 마무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수사기관에 직접 고소장을 접수할 정도라면 이미 피해자의 감정이 극도로 상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뒤늦게 사과를 건네며 합의를 시도하더라도 완강히 거절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욕죄 혐의로 입건된 이들 상당수는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던진 말이었고 대상을 특정해 비방할 의도가 없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이 같은 태도는 오히려 피해자의 상처를 더욱 깊숙이 파헤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수사기관과 법원은 행위자의 주관적인 변명보다는 당시 발언이 이루어진 공간의 성격, 주고받은 언행의 전후 맥락, 표현의 수위 등을 객관적으로 따져 유·무죄를 판단하기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서울동부지검, 인천지검, 수원지검 안양지청 등에서 검사로 재직했던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는 “모욕죄는 겉보기엔 사소한 감정 다툼에서 비롯된 가벼운 사건으로 보이기 쉽지만, 공연성과 특정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한다면 자칫 전과 기록이라는 무거운 결과를 마주할 수 있는 범죄다. 자신의 발언이 실제로 모욕죄의 성립 요건을 구성하는지 살펴보고 혐의가 뚜렷하다면 섣부른 변명이나 안일한 대처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bp_kmh@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