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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거리부터 재활용 선별장까지…‘깨끗한 시흥’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

송인호 기자

입력 2026-09-02 17:23

‘깨끗한 경기 만들기’ 3년 연속 최우수…환경미화원·감시원·선별원이 함께 지키는 깨끗한 시흥
생활폐기물 수거부터 무단투기 단속·재활용 선별까지…보이지않는 현장 손길로 만든 자원순환
다회용컵·다회용기 확산부터 24시간 감시체계 구축까지…시민과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시흥

시흥=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깨끗한 도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민들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인 새벽 6시, 누군가는 밤새 거리에 쌓인 쓰레기를 치운다. 또 누군가는 무단투기된 검정 봉투를 직접 열어 배출자를 추적하고 어디선가는 하루 수십 톤씩 밀려드는 재활용품 속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골라낸다.

시흥시가 3년 연속 경기도 ‘깨끗한 경기 만들기’ 평가에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배경에는 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도시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시는 생활폐기물 감축과 재활용률, 불법행위 예방 홍보, 분리배출 인프라 구축, 주민 참여 등에서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책도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시청 주변 20개 카페와 다회용컵 사용 협약을 맺고 컵 수거부터 세척까지 이어지는 순환체계를 구축했다. 지역 축제에는 다회용기를 지원하고 주요 배달앱과 연계한 다회용기 사용도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도시를 깨끗하게 만드는 전부는 아니다. 그 정책을 거리와 생활 현장에서 움직이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자원순환의 고리가 완성된다.
가로청소를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시흥시
가로청소를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시흥시
◇새벽 6시 시작되는 하루…496명이 쓸고 닦는 시흥의 거리

시흥의 거리가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은 이른 새벽부터다.

환경미화원들은 거리 곳곳의 쓰레기봉투를 수거하고 밤사이 버려진 생활쓰레기와 낙엽, 담배꽁초 등을 치운다. 현재 시흥에서 활동하는 환경미화원은 모두 496명이다. 시 직영 39명과 11개 청소대행업체 소속 457명이 생활폐기물 수거와 거리 청소를 담당한다.

업무는 단순한 쓰레기 수거에 그치지 않는다. 살수차와 노면 청소차량을 운행하고 도로 위 교통사고 잔재물을 처리한다.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물 사체 처리도 이들의 몫이다.

폭염과 한파에도 작업은 멈출 수 없다. 새벽 출근과 교대근무가 일상이고 차량이 오가는 도로변에서 일하는 만큼 사고 위험도 늘 따라다닌다.

시는 이들의 안전과 근무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폭염·한파에 대비해 근로환경을 점검하고, 지난해에는 시 보유 청소차량 19대에 ‘어라운드뷰(Around View)’ 시스템을 설치했다. 좁은 도로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을 피해 작업하거나 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접촉·충돌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지난 3월에는 약 한 달간 ‘환경미화원 소통의 날’을 운영해 근무 여건과 후생복지 등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관내 의료기관 4곳과 협약을 체결해 종합건강검진도 지원하고 있다.

깨끗한 도시라는 결과 뒤에는 매일 반복되는 이들의 노동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파봉 단속 중인 깨끗한 쓰레기 처리 감시원. /시흥시
파봉 단속 중인 깨끗한 쓰레기 처리 감시원. /시흥시
◇검정봉투 직접 열어 단속…“시민의 생수 한 병에 힘 얻어요”

환경미화원이 버려진 쓰레기를 치운다면 ‘깨끗한 쓰레기 처리 감시원’은 쓰레기가 제대로 버려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현재 시흥에서는 20명의 감시원이 활동하고 있다. 분리배출 취약지역을 순찰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무단투기자를 추적하는 한편 올바른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시민들에게 알린다.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이들이 실시한 파봉 단속은 1만3000여 건에 달한다.

파봉 단속은 말 그대로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직접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음식물과 각종 오염물질, 때로는 위험한 물품까지 뒤섞여 있어 위생과 안전상의 위험이 크다.

특히 여름은 감시원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이다.

한 감시원은 “한여름 검정봉투를 파봉했는데 벌레가 쏟아져 나왔던 기억이 있다”며 “무단투기물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인분 등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 들어 있고 여름에는 쉽게 부패해 악취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쓰레기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사람과의 마찰이다. 단속 과정에서 항의를 받거나 거친 말을 듣는 일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감시원은 “‘세금 뜯어가려고 작정했느냐’, ‘시장을 만나겠다’는 등 별말을 다 듣는다”면서도 “가끔 고생한다며 생수나 음료수를 건네는 시민들을 만나면 힘들었던 마음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인력 중심 단속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상습 무단투기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식 감시카메라를 추가 설치해 24시간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단속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예방과 교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주배경주민과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분리배출 교육’을 운영하며 시민 스스로 올바르게 배출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환경미화타운 재활용품 선별원. /시흥시
환경미화타운 재활용품 선별원. /시흥시
◇하루 64톤에서 ‘쓸 것’을 찾아낸다…47명 선별원의 손끝

시민이 분리배출했다고 해서 모든 폐기물이 곧바로 자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 환경미화타운에는 각 가정에서 배출한 재활용품이 모인다. 이곳에서 하루 평균 약 64톤의 재활용 가능 자원이 처리된다.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선별원들의 손도 쉴 틈이 없다. 플라스틱과 캔, 유리병 등을 재질과 색상별로 구분하고 재활용할 수 없는 이물질과 위험 물품을 골라낸다. 이렇게 선별된 자원은 압축·분류된 뒤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다시 태어난다.

현재 환경미화타운에서 일하는 재활용품 선별원은 47명이다.

반입된 재활용품은 파봉·이송 과정을 거친 뒤 수선별을 통해 대형 이물질을 제거한다. 이후 무게에 따른 비중 선별과 자력선별 등 자동화 공정이 이어지지만 사람의 손은 여전히 필요하다. 기계가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한 물질을 선별원들이 다시 확인해야 재활용 원료의 품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선별라인에서 반복적인 수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오염물질과 위험물질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는 자원순환의 효율을 높이려면 시설과 장비 못지않게 시민의 분리배출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음식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배달용기가 선별장으로 들어오면 오염과 악취를 일으킬 뿐 아니라 다른 재활용품의 상품성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결국 자원순환의 시작점은 시민의 손이고 마지막 단계에는 현장 노동자의 손이 있다.

시의 ‘깨끗한 도시’라는 이름 뒤에는 새벽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쓰레기봉투를 직접 열어 올바른 배출문화를 만드는 감시원, 버려진 폐기물에서 다시 쓸 수 있는 자원을 찾아내는 선별원들이 있다.

3년 연속 ‘깨끗한 경기 만들기’ 최우수 지자체라는 성과도 이들의 손길과 시민의 참여가 맞물린 결과다. 쓰레기를 덜 만들고, 제대로 버리고, 다시 자원으로 돌려보내는 순환의 고리가 촘촘해질수록 시흥이 그리고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습도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자원순환의 날’이 던지는 메시지도 결국 여기에 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의 끝에는 그것을 다시 치우고, 살피고, 자원으로 되돌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깨끗한 시흥을 만드는 힘은 거창한 구호보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이어가는 이들의 손끝에서 시작되고 있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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