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서 주식재산이 100억 원이 넘는 非오너 임원은 16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게임업체 펄어비스 임원들이 비오너 임원 중 주식부자 1~3위 자리를 싹쓸이했다. 주식재산이 1000억 원이 넘는 슈퍼 주식갑부도 1명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국내 시가총액 100大 기업 내 非오너 임원 주식평가액 현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주식평가액은 보유 주식수에 10일 종가를 곱한 금액으로 산출했다.
이번 조사에서 非오너 주식갑부 1~3위는 게임업체 펄어비스 임원들이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주식부자 1위는 펄어비스 창립 멤버이기도 한 서용수 사내이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 이사는 공식적으로 그래픽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데 펄어비스 주식 67만 2439주를 보유 중이다. 이 회사의 지난 10일 종가 20만 6100원으로 계산한 서용수 이사의 주식가치는 1385억 원으로 평가됐다.
같은 회사 윤재민(923억 원) 부사장과 프로그램 총괄 지희환(912억 원) 사내이사도 각각 44만 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며 이들의 주식재산 가치도 1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김형기 대표이사의 주식평가액은 450억 원으로 조사 대상자 중 랭킹 4위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111억 원)와 셀트리온(338억 원) 두 회사에서 보유한 주식재산을 합친 금액이다. 1년 전 김 대표이사가 두 회사에서 보유한 주식가치는 261억 원 수준이었다. 1년새 주식재산이 188억 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이사는 TOP5에 들었다. 김 대표이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4만 5000주 갖고 있는데 지난 10일 종가 76만 4000원으로 곱한 주식가치는 343억 원에 달했다. 작년 9월 10일 주식평가액 128억 원에서 1년 사이에 김 대표이사의 주식재산이 214억 원이나 크게 불어났다.
6위를 차지한 셀트리온 기우성 대표이사의 주식재산도 338억 원으로 300억 원대를 보였다. 기 대표이사 역시 지난 해 9월 10일 주식평가액은 178억 원 정도였는데 1년새 주식가치가 160억 원이나 늘었다.
7~10위에는 200억 원대 주식재산을 가진 7위 알테오젠 이상미 상무, 8위 셀트리온홀딩스 유헌영 부회장, 9위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이사, 10위 엔씨소프트 배재현 부사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 상무는 알테오젠 주식을 13만 5324주 보유하며 주식가치만 274억 원 수준을 기록했다. 유 부회장은 같은 그룹 계열사인 셀트리온 주식을 7만 6464주 보유해 주식평가액만 239억 원을 넘었다. 정 대표이사는 11만 주를 보유하며 주식재산이 226억 원 정도로 평가됐고, 배 부사장은 208억 원 상당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억 원대 비오너 주식갑부도 6명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상장사 작년 매출 기준 100대 기업에 포함되는 비오너 임원으로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이 유일했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20만 주 갖고 있는데 지난 10일 종가 5만 9200원으로 계산한 주식재산은 118억 원으로 평가됐다.
비오너 임원 중 100억 원 넘는 슈퍼부자 중 1980년대생은 두 명 있었는데, 모두 펄어비스 소속 임원으로 확인됐다. 그 주인공은 정경인 대표이사와 서용수 사내이사다. 두 임원은 모두 1980년생으로 동갑내기다. 1970년대 생 중에서는 제넥신 서유석(1970년생) 전무, 엔씨소프트 배재현(1971년생) 부사장, 펄어비스 지희환(1972년생) 사내이사 세 명이 100억 원 이상 주식부자 클럽에 포함됐다.
한편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게임과 바이오 종목 회사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재산이 100억 원 넘는 非오너 출신 임원들이 대거 등장한 반면 매출 덩치가 크고 전통 제조 산업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져 주식으로 재미를 본 임원들이 많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