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포토에세이]...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1050817440324146a9e4dd7f220867377.jpg&nmt=30)
삶은 어떻게 짐이 되었으며 /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고 울지 마라
인간이라는 게 죽을힘을 다해 세상에 나와
어떤 사람은 평생 고기를 잡고 / 어떤 사람은 벽돌만 쌓다 간다
말을 안 해 그렇지 / 누가 울고 싶어 울겠으며
아프고 싶어 아프겠는가
울지 마라 슬픔들아 / 삶은 어떻게 섬이 되었으며
벌처럼 붕붕거리며 사는데도 / 되는 일이 없다고
땅바닥만 내려다보지 마라 / 강물은 그 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바람이 숲을 몰래 지나가지 못하듯 / 억지로 못하는 게 인생이다
저녁이다 슬픔들아 / 어둠의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가자
이상국의 시집 《나는 용서도 없이 살았다》에 수록된 〈저녁의 위로〉라는 시입니다. 슬픔을 끌어안으면서도 슬픔을 넘어서는 힘으로 조용하지만 끈기 있게 삶의 의지를 드러냅니다. 흘러가는 대로 겸허하게 수용하는 삶의 태도에 귀 기울이다 보면 바람처럼 수행하듯 살아온 시인의 모습이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김영하의 소설 《작별인사》를 읽으면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소설 속 한국사회는 휴머노이드가 일상화된 첨단 사회입니다.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인간과 유사한 기계들이 감정을 느끼도록 설계돼 노동과 돌봄의 현장에 투입됩니다. 그러나 그 기계들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생산되고 용도가 다하면 폐기됩니다.
인간을 닮았고 감정적으로 상호작용하던 로봇을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인간의 모습은 토니상 6관왕에 빛나는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도 반복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고 인간이 아닌 존재가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묘사됩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인간다움’은 첨단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입니다.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에선 AI라는 혁신기술이 숨 가쁘게 현실을 바꿀수록 사람들은 더욱 아날로그에 집중할 것이라고 합니다. 프롬프트 몇 번으로 최적의 답을 내놓는 AI가 아니라 단어 하나하나 고민을 거듭하며 심어 놓은 아름다운 문장에서, 무릎을 치게 하는 기발함과 천둥 같은 깨달음을 시 한 편에서 느끼는 희열은 인간만이 맛볼 수 있습니다. 누가 “외울 수 있는 시가 몇 편이나 됩니까?”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하는 것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방법일 될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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