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5(목)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올해 취임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그에게 최연소, 재무통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이 행장은 뼛속까지 영업맨이다. 영업그룹 대표 부행장에서 행장 타이틀을 거머쥔 이 행장은 올해 1분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이제 격차를 더 벌리려고 한다.

서강대 수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 경제학 석사와 카이스트 금융공학 MBA를 거친 이재근은 취임 일성으로 고객가치 창출과 ‘생각이 젊고, 역동적인 KB’를 강조했다. 지배구조가 안정되면서 영업에 매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이런 그의 발자취를 살펴봤다.

■ 견고한 리딩뱅크

KB금융그룹의 2022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4,531억원을 기록하여 그룹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이익체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리딩뱅크도 수성했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1조 2,700억원) 대비 14.4%(1,831억원) 증가한 것로, 여신성장과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확대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일반관리비 및 자산건전성 관리의 결실이 가시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

계열사별로는, 은행이 금리상승에 따른 NIM 상승과 건전성 관리에 힘입어 9,7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여 그룹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증권은 IB 부문에서 시장경쟁력을 제고한 결실로 1,14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한편 손해보험은 손해율과 사업비율 개선에 힘입어 1,43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꾸준히 기초체력을 회복했다.

■ 이재근의 3대 경영철학

이 행장은 취임하면서 3대 경영철학을 밝혔다. 우선 3,200만 고객에게 24시간 365일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고품격의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때 만족할 만큼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이 행장은 “‘올드(old)’한 이미지를 바꿔 빅테크, 핀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30세대에게 선택받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했다. ‘생각이 젊고, 역동적인 KB’로 일하는 방식도 철저히 혁신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 금융회사의 역할과 책임을 자각하고 상생과 포용의 가치 실천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KB가족 모두가 ‘불조심’이라는 구호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난로 옆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소화기를 두자’는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전략을 세우겠다”며 “금융플랫폼 대전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고, 모든 Biz 분야를 선도하며 ‘금융 시가총액 1위’라는 본래의 위치로 반드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근 KB국민은행 취임 6개월…견고해진 리딩뱅크
■ ‘No.1 기업금융 플랫폼’ 도약

KB국민은행은 소매금융 최강자다. 기업금융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 분야에서 최강자로 우뚝서기 위해 KB는 기업고객 유형과 사용자별 니즈에 최적화된 기업금융 디지털 플랫폼을 확보하고, Star CMS(자금관리서비스), KB ONE TRADE(전자무역솔루션), KB bridge(비금융경영지원) 등 경영지원 서비스와 업계를 선도하는 상품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대출거래 중심의 금융거래와 차원이 다른 기업고객 관계(Relationship)를 바탕으로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No.1 기업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뿐만 아니다. 이 행장은 취임하자마자 KB국민은행 점포 900개를 전수 조사했다. 1등부터 900등까지 과거 5년간 수익과 비용, 고객 기반 등이 상승 추세인지 하락 추세인 점검했다.

그는 “제한된 자원을 수익이 나는 곳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는지가 숙제다. 수익성이 좋고 업무량이 많은 쪽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곳에 KB가 있겠다는 의지다.

임직원의 역량 강화도 숙제다. 이 행장은 “예전에는 고객이 오면 대출 창구와 상담 창구가 별도로 있었다. 대출도 받고 투자도 하고 싶은 고객의 니즈(요구)는 단절됐던 것이다. 대출과 예금 상담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양손잡이’ 직원을 길러낸 지 이제 3년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 미래와 상생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니다. KB도 마찬가지다. KB금융은 ESG 경영을 통해 이해관계자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고자 ‘KB GREEN WAVE 2030’ 목표를 수립하고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 탄소중립 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내부 배출량은 204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2030년까지 42%를,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33%를 감축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3월 주요 추진과제에 대한 업무추진, 그룹별 협업 필요사항 및 주요 이슈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국내금융기관 최초로 ESG 추진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전담부서를 운영 중이다.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ESG 추진위원회를 통해 탄소배출 저감, 친환경상품·투자 활성화, 리스크관리체계 정립 등 ESG 주요 추진과제를 이행·관리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금융회사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 행장은 상생을 주요 경영과제로 삼았다. 그는 “은행 안팎의 경영환경은 어렵게 살려온 경제 회복의 불씨가 다시 위협받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코로나 위기 극복에 함께 하는 KB국민은행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이 오는 9월 끝난다. KB국민은행은 13조원가량 되는데, 그 여신만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충당금도 많이 쌓았다. 이 행장은 “NPL 커버리지 비율(충당금 적립액을 부실여신으로 나눈 값. 금융사가 부실대출에 얼마나 대비했는지를 측정하는 건전성 지표)이 230%로, 은행들 중 제일 많다”고 우려를 불식했다. 이 행장의 KB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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