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8.1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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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최근 뉴질랜드 정부가 소나 양의 트림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공표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가축의 분뇨나 트림이 메탄가스를 발생, 지구온난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은 상식이지만 그 규모를 들여다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2025년부터 ‘트림세’를 부과하는 뉴질랜드는 세계 최대 축산 국가다. 인구가 약 500만인 이 나라에는 소 1000만 마리와 양 260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소의 수가 인구의 2배, 양은 5배가 넘는 뉴질랜드에서는 사실 ‘트림세’ 도입이 예전부터 논의돼 왔다. 뉴질랜드 정부는 그동안 면제해주던 축산농가에도 세금을 부과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로 가장 먼저 ‘트림세’ 카드를 뽑아들었다.

풍부한 토지와 지형을 살려 세계 최대의 축산‧낙농대국으로 평가받는 뉴질랜드는 소나 양의 트림, 방귀 속 메탄가스가 환경에 지대한 악영향을 준다. 이는 뉴질랜드뿐 아니라 세계 각국도 마찬가지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미국 환경보호단체가 2020년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온난화를 촉진하는 메탄가스의 연간 배출량은 소가 120㎏으로 1위, 양이 8㎏으로 2위다. 돼지는 1.5㎏, 사람은 0.12㎏으로 상대적으로 적다. 소 한 마리가 연간 사람 한 명보다 1000배나 많은 메탄가스를 뿜어내는 셈이다.

이를 전체 가축 수로 환산하면 더욱 어마어마하다. 뉴질랜드에서는 한해 소들이 120만t, 양이 20만8000t의 메탄가스를 만들어낸다. 때문에 뉴질랜드 정부는 메탄 1㎏에 0.11뉴질랜드달러(약 90원), 이산화탄소 및 이산화질소는 1㎏당 0.4뉴질랜드달러(약 324원)를 부과할 예정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렇게 거둔 세금을 온난화 방지 연구에 오롯이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소나 양의 방귀나 트림을 줄이려는 농가의 노력이 인정될 경우 두둑한 포상금을 지급하고 세금 감면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축산업계는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소나 양 등 가축에 먹이면 방귀와 트림이 줄어드는 방안을 몇 가지 내놓은 바 있다. 그 중 하나가 해조류다. 뉴질랜드만큼이나 소나 양을 많이 방목하는 호주에서는 2019년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조류가 소나 양의 기존 여물에 비해 영양이 풍부하고 방귀 발생도 적어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다만 채취 문제 등으로 가격이 비싼 점은 숙제로 꼽혔다.

축산업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달성을 위한 노력은 뉴질랜드 외의 국가에서도 활발하다. 인류에 고기를 제공하는 가축의 대량 사육에서 비롯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배양육이나 식물 유래 고기 등 인공육 제조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손가락질 받던 인공육은 머잖아 글로벌 식육 시장에서 진짜 가축 고기와 당당하게 경쟁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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