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차세대 표적항암제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신약의 연구 성과는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와 세계약물연구학회(ISSX)에서 발표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ESMO 2024,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미국 호놀룰루에서 개최된 ISSX에서 HM97662의 연구 성과를 포스터에 담아 공개했다. 특히 EZH1과 EZH2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 신약은 암 치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EZH1/2 단백질은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면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복합체(PRC2)를 보다 효과적으로 저해할 수 있어 항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EZH2만 억제할 경우 EZH1이 보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약물 내성이 발생할 수 있지만, 두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치료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미약품의 HM97662는 기존의 단일 기전 항암제보다 강력한 효능과 내성 극복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 신약은 이미 전임상 연구에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입증했으며,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및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총 19명의 대상자가 참여한 임상 1상에서는 현재까지 용량 제한 독성(DLT)이 관찰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의 김범석 교수는 "HM97662의 임상 1상 연구는 혁신적 항암제 가능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좋은 결과를 통해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ISSX에서는 HM97662의 비임상 연구에서 도출된 약동학적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결과도 발표됐다. 이를 통해 임상 효력 용량과 효능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구축될 예정이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는 “하반기 글로벌 학회 등 해외 무대에서 HM97662의 연구 현황을 본격적으로 공유하고 있고 각국 전문가들이 이 약물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제약 기업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R&D센터장 최인영 박사는 “HM97662에 대한 국가 연구비 지원에 힘입어 보다 빠르게 임상에 진입할 수 있었다”며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여러 암종에서 새로운 기전의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치료제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