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숙자 작가 초대 개인전인 'The Fruits of Perseverance' (인내의 결실) 전은 프랑스의 가장 큰 아트페어인 FIAC 기간 동안 Siat Gallery의 첫 오프닝 전시로서 성황리에 진행된 바 있다. 공숙자 작가는 35점의 옻칠 회화 작품을 선보였으며, 아트페어 관람을 위해 방문한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 전통의 미를 알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공 작가의 전시는 미술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인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전시를 찾은 현지 관람객들은 '태어나서 이런 작품은 본 적이 없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힘이 있는 작품이다' 등의 감탄을 쏟아내기도 했다.
올해 공숙자 작가의 작품을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되어 미술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Siat Gallery는 서울에서 팝업 형태로 공숙자 초대 개인전을 마련했다. 신사동 윤당아트홀 지하 1층에 위치한 갤러리 공간에서 오는 2월 5일부터 15일까지 10일 동안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공숙자 작가는 우연히 접하게 된 우리나라의 전통기법인 옻칠의 매력에 매료돼 지난 20여 년간 옻칠 회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옻칠은 옻나무의 진을 그릇이나 가구 등에 바르는 것으로, 옻칠 공예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천연 옻칠은 건조 후 검은빛으로 윤이 나며 내화성과 내수성, 방충성, 방부성, 내산성 등이 뛰어나 옻칠을 한 물건은 1000년을 간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건조되지 않은 칠을 만지거나 옻나무에 가까이 가면 옻독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공 작가 역시 초기에는 옻을 다룰 때 많이 고생했다는 후문이다. 또 건조 과정도 수분 60-70%와 약 24°의 조건을 맞춰야 하기에 매우 까다롭다.
옻칠을 하는 과정 역시 번거롭다. 나무 판에 삼배를 붙인 후 여러겹의 옻칠을 올리고 건조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기본 베이스 판이 준비되고, 그 후 나전(자개) 또는 난각(계란 껍질)을 붙여 형태를 이룬다. 매우 섬세하면서도 형태를 쉽게 수정할 수 없어 모든 것을 미리 계획해두어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공 작가는 옻칠 작업에 대해 “시간과 인생을 모자이크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작품 하나하나에 많은 인내심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옻칠은 작품에 대해 철저한 구상이 선행되어야 하며, 일단 시작하면 수많은 과정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시켜야 하기에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 엄청난 인내를 요구한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하지만 내부로부터 온화하고 함축적인 광택을 갖고 있는 옻칠의 매력 덕분에 공 작가는 옻칠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끊임없는 열정과 모험심, 지독한 끈기, 포기할 줄 모르는 인내와 창의성은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공숙자 작가의 작품에 대해 전 국제미술위원회 운영위원 민병각 화가는 "한국적 고전이 살아 숨쉬는 신구상주의적 작품"이라며 "소재나 표현방법, 단색조의 여백이 느껴지는 화면 구성과 표현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창작품"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편 Siat Gallery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작가를 알리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공숙자 작가를 시작으로 더 많은 한국 작가와 한국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경아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