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탑, 쿠쿠전자·제니스 일감받아…고배당 수익은 오너 일가에게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홀딩스는 구자신 회장(6.97%), 구 회장 장남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42.36%), 차남 구본진 제니스 대표(18.37%), 그리고 쿠쿠사회복지재단(1.37%) 등 특수관계인이 69.15%의 지분을 가지고 쿠쿠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구본학 등 오너일가가 쿠쿠홀딩스를, 쿠쿠홀딩스가 쿠쿠전자(100%) 및 엔탑(42.2%), 쿠쿠홈시스(40.55%), 가야개발(15.70%)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엔탑이 쿠쿠전자와 제니스로부터 일감을 받아 벌어들인 돈으로 배당을 통해 구본학 일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쿠쿠전자는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오너 일가 고배당으로 챙긴 자금을 세습에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주력인 밥솥제조와 관련해 엔탑은 불화탄소수지 코팅 알루미늄판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쿠쿠전자의 주력제품인 밥솥의 내·외부 코팅 도료 등을 쿠쿠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제니스는 구본진 대표가 100%의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로 도료제품의 제조, 불화탄소수지 코팅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엔탑은 쿠쿠전자와 제니스와의 내부거래로 덩치를 키워왔고 고배당을 유지했다. 배당금은 자연스레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엔탑은 지난해 41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중 쿠쿠전자로부터 465억8000만원, 제니스로부터 1억2000만원 등 총 367억원(88%)의 일감을 받았다. 당기순이익 74억5000만원의 실적을 냈고 이를 통해 54억5800만원을 배당했다.
2018년 엔탑은 매출 총 448억원 가운데 쿠쿠전자와 제니스로부터 390억원(87.1%) 일감을 받아 8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33억7500만원을 배당했다. 구본학 등 오너 3부자(69.15%)가 챙긴 배당금은 지난해만 37억7400만원이다.

렌탈 사업을 맡고 있는 쿠쿠홈시스의 경우 2018년 배당한 33억원 중 특수관계인이 지분율(75.44%)에 따라 25억원 정도를 챙겼으나, 지난해에는 배당금 31억원을 5% 이하 주주들에게 차등지급함에 따라 오너일가는 제외됐다.
쿠쿠전자도 2018년 25억원에서 2019년에는 150억원을 배당했다. 지분율(100%)에 따라 전액 쿠쿠홀딩스로 보내졌다. 지적할 만한 것은 당기순이익이 551억6900만원에서 531억2500만원으로 감소했는데도 배당금은 되레 6배나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쿠쿠 오너 일가 3부자가 챙긴 배당금은 103억7250만원 (69.15%)이다. 지난해 쿠쿠그룹 오너 3부자는 쿠쿠홀딩스와 쿠쿠전자, 엔탑으로부터 총 265억가량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배당금 확대 정책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측면에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오너일가가 지분을 장악하고 있고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나올 수 있는 경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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