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의사에게 '대장의 행동양식 불명 또는 미상의 신생물(D37.5)'을 암으로 진단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의사는 용종 크기와 증식 지수,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경계성종양' 진단이 맞다고 설명했다. 보험회사 심사 직원도 의사의 소견에 따라 암 진단비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피보험자는 암 진단비를 정말 받지 못하는 걸까?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는 정기적으로 개정되며, 현재 8차 KCD가 시행 중이다. 과거 5차, 6차, 7차 등에서는 유암종(carcinoid tumor)이 크기, 위치, 증식 정도에 따라 경계성종양과 암으로 구분되었지만, 2021년부터 시행된 8차 KCD에서는 '대장 유암종'이 일괄적으로 '암(악성 신생물)'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현재 대장 유암종은 '암(C20)'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보험 계약 당시 유암종이 경계성종양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계약 체결 시점의 기준을 들어 경계성종양 진단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보험 약관에 따르면 '향후 KCD 개정으로 추가되는 악성신생물은 추가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보험 계약 체결 시점이 아닌 진단받은 현재 시점에서 암으로 인정받아 '암 진단비'를 받을 수 있다.
위의 글을 보면 간단히 해결될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보험 약관, 의학적 근거, 법원 판례 등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어려운 사건 중 하나다. 건강검진 중 대장 용종 검사 결과 유암종(카르시노이드)으로 D37.5 진단을 받았다면, 질병 전문 손해사정사와 상담하여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 지산손해사정법인(주) 경인1센터 대표 김두환 손해사정사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