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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러닝화, 뭐가 좋은데?

입력 2025-04-17 08:35

[신형범의 千글자]...러닝화, 뭐가 좋은데?
“요즘은 나이키, 아식스 이런 거 안 신는다며?”

“온러닝, 호카가 러닝 전문이라던데 진짜 좋아?”

“초보자용으로는 어떤 브랜드가 적당해?”

취미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 20년쯤 넘어가니까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무슨 ‘달리기 전문가’쯤 되는 줄 알고 물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도 모른다”입니다. 다만 내 경험에 국한해 알고 있는 걸 말해 주는 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도 다른 것처럼 발도 모양이 제각각이고 움직임의 특성과 걷고 달리는 습관이 다 달라. 자기 발과 움직임의 특성에 맞는 신발을 신으면 그나마 좀 더 편하게, 오래 뛸 수 있어. 그러니 처음부터 딱 맞는 운동화를 고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여러 브랜드의 신발을, 같은 브랜드라도 모양에 따라 다양하게 신어보고 자기한테 맞는 걸 찾는 게 최선이야.”라고 말해주면 대개 실망하는 표정입니다.

물론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요즘은 3D스캐너로 발의 형태와 길이, 넓이, 아치 높이와 발등 높이, 발꿈치 너비 등을 세세하게 측정하는 ‘슈피팅’ 전문 매장들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발볼과 발등의 둘레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데 맨발로 먼저 잰 다음에 러닝용 양말을 신고 다시 같은 항목을 측정합니다. 앉아서 잴 때와 서서 잴 때의 측정치가 다르기 때문에 서서 재야 합니다.

측정이 끝나면 양말을 신고 트레드밀을 달립니다. 발목의 회전운동을 파악하고 달릴 때 발의 어느 부분이 바닥에 먼저 닿는지를 파악하고 이런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당한 모델의 러닝화를 추천하게 됩니다. 당연히 비용이 들고 시간도 한 시간 가까이 소요됩니다.

러닝화는 크게 안정화, 중립화, 쿠션화로 나뉩니다. 안정화는 아치를 지지해주는 기능이 강화된 것으로 아치가 낮고 발목 회전운동이 심한 러너에게 적합합니다. 회전운동이 적은 편이면 발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지지해주는 중립화가 좋습니다.

이 밖에 많이 듣는 질문이 카본화인데 카본화는 가볍고 탄력성을 높여 속도를 내는 데 최적화된 요즘 핫한 러닝화입니다. 하지만 나도 아직 신어보지 못했습니다. 초보자나 중급자 또는 고수라 하더라도 굳이 기록을 단축할 목적이 아니라면 별 소용이 없습니다. 괜히 비싸기만 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러닝화도 수명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체중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600~800km 정도 달리면 운동화 수명은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이 정도 달리면 안에 있는 이너솔 쿠션의 복원력이 제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아깝더라도 바꾸는 게 좋습니다.

결론은 뭐가 더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신한테 편한 신발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불필요한 기능이 강화된 비싼 신발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처음 달릴 땐 누구나 힘들고 여기저기 아프기 마련입니다. 운동화를 제 수명까지 주행거리를 채우는 걸 목표로 삼는 게 더 낫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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