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윤석열을 이해해줘야 하는 이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8010812500638446a9e4dd7f220867377.jpg&nmt=30)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C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 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천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혐오에 있습니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신영복 선생이 감옥에 있을 때 바깥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편지 글 중 일부입니다. 20년을 복역하고 사면 복권돼서 1988년 출간한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실린 걸 발췌했습니다. 여기저기 많이 인용돼 유명해진 글입니다.
전국 교정시설의 과밀수용 문제가 최악이라고 합니다. 올 상반기 교정기관 수용율은 124.5%로 역대 최고였던 2003년(132.9%)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역대급 폭염인데 수용자들은 좁은 공간에 수감돼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제소자라지만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하게 훼손당했다고 불평할 만합니다.
다른 수용자들과 같은 방을 쓰진 않지만 우리의 전직 대통령께서는 억울함과 박탈감, 상실감과 배신감만으로도 치를 떨 지경인데 날씨까지 이렇게 더우니 얼마나 고통스러우시겠습니까. 진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면서도 고결한 인품을 잃지 않고 지성적인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신영복 선생도 옆 사람을 증오할 정도였는데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걸 누리던 대통령이었으니 오죽 답답하시겠습니까. 그 좋아하는 술도 못 드시는데… 몽니를 좀 부리더라도 이해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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