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서른이면 어른인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9100817350161146a9e4dd7f220867377.jpg&nmt=30)
요즘 세상에서 서른 살은 어떤 이미지일까요. 부모 눈에는 ‘아직 인간이 덜 된 사람 같은 무언가’인데 친척들은 ‘진작에 결혼해서 아이 한둘쯤 있어야 하는 존재’로 보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선 이제 막 껍데기를 깨고 나온 병아리나 애벌레’ 취급을 당하며 사회에서는 ‘버르장머리 없는 MZ’로 보고 정치권에선 ‘애를 낳아야 하는데 안 낳는 이기적인’ 젊은이들입니다.
내 얘기가 아니라 어떤 소셜미디어에서 본 장난기를 살짝 섞어 정리한 요즘 서른 살에 대한 인식입니다. 마냥 우스개소리로만 볼 수 없는 것이 30세 전후의 청년에 대한 한국사회의 괴리된 인식과 기대를 그대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청춘의 미숙함을 이해해주면서도 결국엔 결혼과 출산에 적극적일 것을, 나아가 나라의 미래를 이어가 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런 국가나 사회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그동안 미래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논의는 특히 그랬습니다. 결혼과 출산은 인구구조와 변화에서 청년을 배제하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도 관련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에서는 기성세대의 판단이 기준이 됐었습니다.
한국의 중위연령은 2025년 현재 47세입니다. 쉰 정도는 돼야 사회에서 중간에 해당하는 어른 대접을 겨우 받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과거 청년보다 더 늦은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직장생활도 더 짧게 하는 요즘 청년의 목소리가 기성세대에게 들리지 않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경제, 교육, 군사, 복지 등 국가 운영정책을 설계할 때 기본이 되는 조건입니다. 인구감소 시대에 대응할 인구전략과 대책을 준비하는 중장기 계획에 주인공이 될 청년들을 참여시켜야 합니다. 30대를 정책의 피해자나 희생자로 만들 게 아니라 정책 설계의 공동생산자로 보는 게 맞습니다. 저 혼자만 편하게 살겠다는 이기주의자로 보지 말고 이들이 어떤 미래에 살고 싶어 하는지 그들이 하는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 합니다. 50대가 생각하는 30년 후와 30대 젊은이들이 상상하는 30년 후가 같을 수 없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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