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아저씨는 죄가 없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9090815240235246a9e4dd7f220867377.jpg&nmt=30)
얼마 전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한 애널리스트의 투자보고서가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핫하다는 호카(HOKA) 온러닝(On Running) 같은 브랜드의 기업주가가 하락하는 건 4050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2030세대가 열광하던 러닝화 브랜드를 중장년층이 찾기 시작하면서 브랜드가치가 떨어지면서 주가도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전통 기업이 장악하던 스포츠시장에서 호카, 온러닝은 순식간에 신흥 강자로 떠오른 러닝화 브랜드입니다. 기존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낀 2030이 소비를 주도했습니다. 그러다 ‘우리 아빠도 신는 신발’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쿨’한 이미지가 퇴색하고 젊은층이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이들 브랜드의 주가가 침체한 것은 젊은 세대의 이탈이 원인이라는 겁니다.
몇 년 전 헬스를 하는 젊은이들 사이에 이른바 ‘3대500’ 즉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세 가지 중량을 합쳐 500kg 이상 들어야 언더아머를 입을 자격이 된다는 말이 퍼졌습니다. 그러다 아재들이 언더아머를 입기 시작하면서 언더아머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이후 젊은이들은 HDEX 같은 다른 브랜드로 옮겨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10년 전 긍정적이고 호감이던 ‘영포티’가 2025년에는 왜 ‘긁히는’ 느낌일까요. 요즘 영포티는 젊은 척, 자기가 아직도 젊은 줄 아는 아재’라는 조롱의 뉘앙스가 짙습니다. 멀쩡하던 마케팅 용어인 ‘영포티’에 조롱의 뜻을 담기 시작한 건 2030입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커리어를 개척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하며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는 4050도 여전히 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만 젊은 감각을 내세울 뿐 실제로는 ‘꼰대’ 면모를 보이는 영포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본인은 스마트하고 경험 많은 중년의 매력남이라고 생각하면서 젊은이들을 대할 때는 이중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MZ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 낀 4050에 대해서는 시선이 몇 갈래로 나뉘면서 꼰대, 영포티 같은 멸칭부터 호의적이고 친근한 느낌의 ‘아조씨’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개성이 두드러지면서 나이를 기준으로 묶는 세대론은 갈수록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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