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끄러운 식당이나 카페에만 가면 대화가 끊기고, 사람들의 입은 움직이는데 말소리는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다. 대부분은 잠깐 불편한 정도로 넘기지만, 이는 노인성 난청, 그중에서도 고주파 난청이 진행되고 있다는 전형적인 신호다. 이 난청은 청력 자체보다는 말소리 명료도에 더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소리는 잘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기능이 후퇴하는 질환
고주파수대의 소리 자극이 줄어들면 뇌는 말소리를 구별하고 처리하는 기능을 서서히 중단하기 시작한다. 한동안 들리지 않던 영역에서 자극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뇌는 그에 해당하는 신경망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결국 언어를 해석하는 능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대화에서 뒤처지고, 대화를 피하게 되면서 관계는 멀어진다. 그 과정에서 우울감이 스며들고 자신감도 무너진다. 장기적으로는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되어 치매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난청을 치매의 독립적 위험 요인으로 명시하며, 조기 개입을 강조한다.
늦어질수록 대화, 관계, 뇌 모두가 무너진다
고주파 난청은 눈에 보이지 않게 일상의 균열을 넓혀가며 뇌를 쇠퇴시킨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냥 시끄러워서 그런 것”이라거나 “말을 또박또박 안 해서”라며 스스로의 감각을 탓한다. 하지만 난청은 단순 청력 저하가 아니라 복합적 뇌 건강 문제다. 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복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보청기는 구매가 아니라 ‘뇌 재활 치료’의 시작
보청기는 이때 가장 효과적인 개입 수단이지만, 단순히 기계를 귀에 거는 행위만으로는 뇌 기능 회복이 일어나지 않는다. 보청기는 개개인의 난청 형태, 어음 인지 능력, 생활 소음 환경에 맞춰 정확하게 피팅되어야 하고, 착용 후에는 뇌가 음성 정보를 다시 학습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재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청기는 구매 이후의 관리가 재활 성패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문 피팅과 사후관리가 치료 성과를 만든다
전문센터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 있다. 전국 30여 개 전문 네트워크를 운영 중인 하나히어링은 초기 문진과 청력 검사로 난청 유형을 분석하고, 식당이나 야외 환경처럼 환자가 실제로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을 스피커 시스템으로 재현하며 말소리 명료도 회복을 목표로 피팅을 진행한다. 이후에도 뇌 적응 단계에 맞춰 주기적으로 조정하고 장기 착용 시 변화를 추적해 효과가 지속되도록 관리한다.
식당에서 대화가 흔들리는 순간이 뇌의 경고음이다
난청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인간 활동인 ‘대화’를 무너뜨린다. 혼잣말처럼 들리던 주변의 소리가 어느 순간 세상과 나를 잇는 단절 신호로 바뀐다. 그렇기에 “식당에서 대화가 잘 안 된다”는 사소해 보이는 불편은 사실 뇌가 보내는 위기 신호다. 소리를 잃는 순간부터 뇌는 느리게 퇴행을 시작하지만, 지금 개입하면 뇌는 다시 살아난다. 조용히 멀어져가던 세상이 다시 손에 잡히도록, 노인성 난청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센터에 문을 두드릴 때다.
도움말 하나히어링 보청기 대구수성센터 구경엽 원장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