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협업은 한국과 싱가포르의 전통적인 요리법과 대중적인 음식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오프닝은 1915년 싱가포르에서 탄생한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타닉 슬링’으로 시작됐다. 이는 1914년 개관한 조선호텔과의 시대적 연결성을 담은 웰컴 드링크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식전 메뉴로는 한리광 셰프의 ‘칠리 크랩 파이’가 제공됐다. 싱가포르 대표 요리인 칠리크랩을 바삭한 파이 속에 담아 위트 있는 구성으로 재탄생시켰다. 손 셰프는 싱가포르의 아침 메뉴 ‘카야 토스트’를 커피 글레이즈를 더한 코코넛 밀크 판나코타로 표현하고 수란을 곁들여 향미를 더했다.
애피타이저는 싱가포르의 새해 음식 유생(Yu Sheng)에서 영감을 얻어 계절 해산물과 나물, 양 셰프의 시그니처 재료를 결합한 유생 스타일 콘소메로 한국 가을의 정취를 전했다. 따뜻한 요리는 싱가포르의 바쿠테에서 착안한 ‘비프 쿠테’로, 한우 만두와 송이버섯, 소고기 육수를 조합해 풍부한 감칠맛을 구현했다.
이어지는 메인 코스는 삼계탕을 하이난식 치킨라이스 스타일로 재해석한 닭 요리, 동남아시아 사테에서 영감을 받은 한우 등심 꼬치구이 등이 선보였다. 한국의 전통과 싱가포르의 향신료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구성이었다.
디저트는 한 셰프의 핑크 구아바 그라니타에 매실 소금과 무화과를 곁들인 프리디저트, 손 셰프의 판단 아이스크림과 코코넛 떡으로 구성된 판단 빙수가 이어졌다. 식사는 카야 토스트와 커피 아이스크림, 칠리크랩 강정 등으로 구성된 미냐르디즈로 마무리됐다.

한리광 셰프는 “한국 미식가들에게 싱가포르의 풍미를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손종원 셰프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라비린스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미식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한 협업은 전 세계 셰프들의 창의성과 파인 다이닝 문화를 지원해온 산펠레그리노의 철학 아래 진행됐다. 산펠레그리노는 앞으로도 미식을 통해 문화와 사람을 잇는 여정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