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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합의금, 적정한 액수는 얼마일까? 경제적 여건 고려해 균형 맞춰야

입력 2025-12-08 09:00

허세정 변호사
허세정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현실적 문제 중 하나가 합의금이다. 단순히 금전 문제로 보이지만, 형사사건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수사와 재판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합의금의 적정 수준을 판단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피해자의 상해 정도, 정신적 피해, 사회적 불이익, 가해자의 경제적 상황, 법원의 판단 기준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합의금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형사처벌 수위와 직결되는 중요한 변수다. 형법상 폭행죄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여부가 처벌 여부에 큰 영향을 주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를 참작해 불기소처분이나 선처를 고려한다. 가해자의 합의금 제시는 피해자의 피해를 보상함과 동시에, 사건의 형사적 책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합의금 산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폭행으로 인한 상해 정도와 치료 기간이다. 단순한 타박상이나 경미한 상처에 대한 합의금은 통상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으로 결정되지만 골절이나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행위의 고의성과 폭력의 정도, 피해자의 태도, 가해자의 진정성, 경제적 여건 등도 함께 고려된다. 우발적 다툼에서 발생한 폭행과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폭행의 사회적 평가가 달라지듯, 합의금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쌍방폭행이나 특수폭행처럼 일반 폭행과 다른 상황에서는 합의금 산정이 더 복잡해진다. 쌍방폭행의 경우 양측 모두 일정한 책임이 인정되므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중을 따져 각각의 합의금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 한쪽이 심각한 상해를 입었더라도 상대방이 일부 책임이 있다면 금액 조정이 필요하다.

특수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도 형사처벌 자체를 피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합의를 통해 가해자는 형량 감경이나 법적 불이익 완화, 피해자와의 원만한 해결을 기대할 수 있으며, 피해자는 금전적 보상과 정신적 회복, 사건 종결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피해자의 상해 정도, 사건의 계획성과 폭력 수위, 가해자의 반성과 경제적 능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현실적인 합의금 수준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무에서는 유사 사례와 판례를 참고해 금액을 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의사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금액보다 더 높은 액수의 합의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청을 모두 수용할 만큼 가해자의 경제적 여건이 우수하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금액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 때에는 진정성 있는 반성의 태도가 필요하다. 가해자의 태도는 합의금 액수 못지 않게 합의 성립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금액 제시만으로 끝내는 것보다는 피해자에게 진정한 사과 의사를 전달하고, 반성문이나 재발 방지 약속 등을 함께 제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한편, 합의금을 지급할 때에는 반드시 합의서를 작성하고, 금액, 지급일, 처벌불원 의사 등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향후 추가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민형사를 모두 포함하여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이 간명하고, 분할 지급이나 타협 조건이 있다면 문서에 명시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합의서에는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포함되어야 한다. 서면 증빙 없이는 법적 효력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부분을 철저하게 챙겨야 한다.

법무법인 YK 포항 분사무소 허세정 변호사는 “폭행은 일상에서 매우 자주 발생하는 문제로, 누구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연루될 수 있다. 뜻하지 않게 범죄 혐의가 적용되면 당황한 나머지 폭행합의금을 산정하거나 합의를 진행할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쉽다”라며 “합의는 처벌 여부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섣불리 대응하기 보다는 냉정하고 전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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