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logo

ad

HOME  >  생활경제

정부, 유가 급등에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초읽기...정유업계 등, 비축유 확대 등이 우선 초기부터 초강수에 우려의 목소리

이성구 전문위원

입력 2026-03-09 15:51

최고가격제, 정부가 사실상 가격 상한제 결정...사문화된 제도 30년만에 부활

[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이재명 대통령이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지시함에 따라 30년만에 유가의 '가격 상한제'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지시함에 따라 30년만에 가격 상한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지시함에 따라 30년만에 가격 상한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해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어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 최고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는 석유 가격이 현저히 등락해 국민 경제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통상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최고액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이후 지난 30년간 사실상 사문화된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유가 안정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례가 드문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 이어 다시 한번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9일 정유업계 관계자들이 대항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간담회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정유업계 관계자들이 대항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간담회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전날 캐나다·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서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와 관련해 "거의 준비를 다 마쳤다"면서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며 대응할 계획이고, 시행하게 되면 바로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시행 날짜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지금 당장 시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49.0원, 경유 가격은 1971.4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11%, 경유는 그보다 훨씬 높은 18%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기름값 상승은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경유를 많이 사용하는 화물차와 물류 운송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물류비 상승과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전국 주유소별로 천차만별인 가격 체계를 고려해 정유사가 공급하는 출고 단계에서 가격 상한을 정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만약 최고가격이 국제 가격이나 생산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해진다면 제도의 현실성이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계적인 고유가 및 공급 차질 속에 정유사가 손실을 피하고자 국내 공급을 줄이고 수출로 물량을 돌리는 공급 왜곡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제도 취지와 달리 국내 공급가를 오히려 올리고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력까지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모두 석유가격 안정화를 위해 협조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다"면서도 "아직 최고가격대를 어떤 방식으로 정할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확대나 비축유 방출 등 대책을 시행하기 전부터 '극약처방'을 꺼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성구 전문위원 news@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