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는 발행이 아닌 시장구조 자체의 재설계 문제"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아부다비 파이낸스 위크(ADFW) 2025 기간 해시드와 ADGM이 공동 개최한 '웹3 리더스 라운드테이블'의 논의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라운드테이블에는 아부다비 투자청(ADIA), 블랙록, 미국 중앙증권예탁기관(DTCC), 프랭클린템플턴, 서클, 컨센시스, 솔라나 재단, 유럽위원회, 리히텐슈타인 정부 등 글로벌 금융기관과 규제기관, 인프라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자 40여 명이 참석해 두 세션에 걸쳐 심층 논의를 진행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AI 에이전트의 부상에 따라 블록체인이 핵심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AI가 자율적 경제 주체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현재 인터넷과 결제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기계 간 거래가 발생하는데, 변조 불가능한 기록과 글로벌 단위의 정산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블록체인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서비스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규제 환경이 실질적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구체적으로는 바젤 자본 규제상 디지털 자산에 최대 1,250%까지 적용되는 위험가중치, 관할권마다 중복되는 자금세탁방지(AML)·고객확인(KYC) 요건, 불명확한 회계·세무 처리 기준 등이 장벽으로 꼽혔다.
참석자들은 스테이블코인과 실시간 정산을 가장 검증된 확장 경로로 평가했다. 다만 2차 시장의 유동성과 환매 메커니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토큰화가 기술적 껍데기에 머물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시장이 형성 단계에 있는 만큼 지나치게 세부적인 규제는 실험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명확성과 혁신 여지를 동시에 확보하는 균형 잡힌 규제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쉬드 알 블루시 ADGM 등록청 대표는 "AI와 블록체인이 금융 시스템에 깊이 자리 잡는 상황에서 거버넌스는 뒤늦게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신원 확인, 권한 관리, 감사 가능성, 권리 명확성 등 실질적 통제 지점을 중심으로 혁신이 책임 있게 확장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규제기관, 기관투자자, 인프라 빌더의 글로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본시장 구조를 누가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라는 실질적 정책 방향을 논의한 자리였다"며 "이번 보고서가 디지털 금융 인프라 설계의 구체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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