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공급을 짓는 속도보다 수요 증가 속도가 훨씬 능가"..."메모리 성장세, 막을 방법없어"

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오프닝 벨 행사를 마친 후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시장 구조와 관련해 "확실한 구조적인 변화는 이미 일어났다"며 "옛날과 같은 공급 과잉 패턴의 사이클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은 명확해졌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사이클 자체가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수요와 공급의 차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요 증가 속도가 공장을 짓고 공급을 늘리는 속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며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웨이퍼를 생산하는데 엄청난 리드타임(Lead Time)이 존재하고 인프라 병목(Bottleneck)이 많아 공급의 물리적 한계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특히 AI 확대로 연산 과정에서 데이터를 지우지 않고 임시 저장해야 하는 '키-밸류(KV) 캐싱'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메모리 수요는 상당 기간 우상향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AI는 겨우 4∼5살짜리 어린아이 수준"이라며 "이 아이가 성년이 된다는 것은 결국 범용 인공지능(AGI) 세대로 간다는 뜻인데, 그때까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데이터 학습과 애플리케이션 구동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HBM4를 비롯해 다양한 압축·저장 기술 혁명이 이어지겠지만 어떤 기술이 와도 메모리 성장세를 막을 방법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빅테크 고객사들의 수요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도 전했다.

전날 캘리포니아에서 고객사들을 만났다는 그는 '어떻게 하면 메모리를 더 받을 수 있느냐', '생산량을 어떻게 늘릴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모든 고객사가 메모리 수요 폭발에 동의하고 있고, 이들의 요구 물량은 당초 우리 예상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그는 "최대한 속도를 올려 공장을 지으려 하고 있지만, 공급을 단숨에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고민을 전했다.
미국 공장 건설과 관련해선 인프라 조건이 충족된다면 미국을 포함해 '세계 어디서든'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 가능성과 관련, "대규모 전력과 깨끗한 용수 등 조건에 맞는 장소가 있다면 미국이든 전세계 어디든 상관하지 않겠다"며 "지금은 어느 국가든 공급 확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의 건설 압박이나 투자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리쇼어링 정책상 "요청이 공식적이냐, 직접적이냐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균형을 맞춰가면서 반도체 시장이 망가지지 않도록 (공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중국 반도체 업체의 추격과 관련해 "실질적인 위협을 느꼈을 땐 이미 늦은 상황"이라며 "우리가 더 속도를 내고 포트폴리오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성구 전문위원 ttintl1317@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