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ad

logo

ad
ad
ad
ad
ad
ad

HOME  >  사회

[신형범의 포토에세이]...물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수영 가르치기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9-07 06:48

[신형범의 포토에세이]...물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수영 가르치기
아주 오래 전, 회사에서 사원들의 복지시설로 운영하는 수영장에 가족들과 같이 놀러간 적 있습니다. 당시 큰 아이(아들, 서너 살쯤으로 기억합니다)는 한사코 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수영복이 젖는 게 싫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결국 이 아이는 발바닥에 모래 묻는 게 싫다며 맨발로는 바닷가 백사장에 나가지 않는 깔끔한(?) 어린이로 자라납니다.

곰곰 생각하니 아이만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아무래도 유전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내가 물을 무서워합니다. 어렸을 땐 수면이 무릎 위로 올라오는 정도만 돼도 들어가지 않는 것을 나름의 원칙으로 삼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수영도 못합니다. 아직도 수영장에서 매끈한 몸매를 뽐내며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수영은 어릴 때, 뭘 모를 때 가르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니, 헤엄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물과 친해지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게 더 먼저입니다. ‘5m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아니라 물에 얼굴 담그기, 물 속에서 눈 뜨기, 물장구치기, 물에 공 던지고 가져오기 같은 쉽고 단순한 경험과 성취했을 때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서 물과 친해지게 하는 겁니다.

나나 우리 큰 아이처럼 물을 두려워하는 아이는 억지로 물에 넣거나 갑자기 물을 끼얹으면 물에 대한 공포가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괜찮다’ ‘무섭지 않다’고 다그치기보다 ‘아빠가 옆에 있어 줄게’ ‘오늘은 발만 넣어볼까?’처럼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작고 쉬운 단계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이와는 달리 처음부터 물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물에서 혼자 안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좋습니다. 수영을 배웠다고 물에 빠지는 위험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수영을 꽤 잘하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는 체력과 판단력이 어른과 다르기 때문에 ‘얘는 수영할 줄 아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수영 교육과 안전수칙을 같이 가르쳐야 합니다.

결국 이 시기의 수영 교육에서 부모는 ‘수영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물을 무서워하지 않으면서 물에서 스스로 안전할 수 있는 아이’를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본인은 수영도 못하면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튀르키예 최대의 관광 휴양지 안탈리아에서 찍은 사진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입니다.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