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8.1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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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미국 6개 주 400만 가구에 대한 드론 배송을 준비 중이다. [월마트]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지난달 말 미국 월마트가 총 400만 가구에 드론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물류 업체들이 드론 서비스를 기획한 지 불과 10년, 하늘 길을 이용하는 드론은 사람의 손으로 물건을 전달하는 기존 배송의 패러다임을 확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한층 탄력을 받는 드론 배송의 현황과 극복해야 할 과제를 들여다봤다.

■드론 배송, 어디까지 왔나
2013년 드론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를 떠올린 아마존은 2015년부터 드론 배송 서비스 준비에 착수했다. 드론을 활용한 실험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배송 노하우도 축적했다. 2019년 6월 미국 내에서 드론 테스트를 위한 허가를 따냈고 1년 뒤 미국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드론을 이용한 항공운송업체로 정식 지정까지 받았다.

아마존이 10년도 걸리지 않아 드론 배송 서비스 준비를 마치는 동안, 경쟁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드론업 등 관련 업체에 투자하며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온 월마트는 지난달 말 미국 6개 주 총 400만 가구에 드론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빠르면 30분 만에 소중한 물건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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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I와 JAL, JR동일본 등이 제휴한 의약품 및 식품 드론 배송 서비스. 드론을 활용한 경비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KDDI]
일찍이 배송 서비스가 발달한 일본도 현재 드론을 이용한 택배 실험이 한창이다. 규제가 미국에 비해 까다로운 일본은 여러 업체가 연합해 관련 허가를 취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표적인 것이 도쿄를 중심으로 한 '드론 물류 플랫폼'이다. KDDI와 일본항공, JR동일본, 웨더뉴스, 테라드론 등 다양한 업종의 5개 업체가 뭉쳤다. 이들은 단순히 당국으로부터 드론 관련 허가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장점을 융합한 드론 배송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공동으로 드론 서비스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약 2년의 실증 기간 5개 회사는 음식부터 의약품 배송은 물론 드론을 활용한 경비 서비스도 구체적인 수준까지 구상한 상태다. 드론을 이용한 경비는 전례가 없는 비즈니스 장르로, 다른 국가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사람 손보다 드론, 뭐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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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아마존]
기존 택배와 드론에 의한 배송은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기차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통하는 드론을 배송에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⓵직선적인 택배가 가능하므로 시간이 단축된다.
⓶인력난에서 자유롭다.
⓷공중을 이용한 택배 중에서 운임이 가장 적게 든다.
⓸험로 등과 관계없이 어디든 배송 가능하다.
⓹팬데믹 등 거리두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유리하다.

규정 상 드론의 비행 고도는 대개 150m 미만이다. 이 정도 높이에서 이뤄지는 택배라면 장애가 되는 것은 꽤 높은 빌딩이나 철탑 뿐이다.

즉 이 고도를 유지하면 드론은 직선적으로 자유롭게 배송이 가능하다. 사람이 오토바이나 트럭을 이용해 육로로 배송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이미 2016년 주문 15분 만에 드론 배송을 완료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드론의 비행 거리가 아직 제한적이지만, 물류 센터 인근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편리하기 때문에 로컬 이용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택배 기사가 사람이다 보니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배송 담당자가 무더운 여름 생수통을 들고 계단을 오르거나, 불친절한 배송 서비스에 이용자가 얼굴을 붉힐 일도 없다. 즉 드론은 서비스의 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하늘 길을 이용한 배송은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이용해야 했기에 비용이 많이 들었다. 작은 물건을 옮길 때는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부자가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하늘 길을 이용해 물건을 주문하는 경우는 없었다. 드론 배송이 활성화되면 짜장면 한 그릇도 공중으로 배달하는 세상이 열리게 된다.

도로가 좁고 지대가 높은 지역에서 드론 택배는 위력을 발휘한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자력으로 쇼핑을 가기 어려운 노인들을 대신한 드론 배송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재난 지역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데도 드론은 이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전한 추락 위험…드론 택배의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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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은 추락 등 단점을 안고 있다. [월마트]
드론 택배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드론으로 물건을 배송할 때 지적되는 단점은 다음과 같다.

⓵상품 파손 및 분실 가능성이 있다.
⓶드론 자체를 도난 당할 수 있다.
⓷무게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운송이 불가능하다.
⓸드론 택배를 악용한 범죄 가능성이 있다.
⓹수령 시 본인 확인 문제가 있다.

드론 택배는 사람을 거치지 않는 것이 장점인데, 이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배송 중 드론 자체가 파손되거나 추락할 수 있고, 도중에 상품을 떨어뜨려 빈손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때문에 드론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 물건을 전달할 수 있는지 의심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 특히 사람이나 달리는 차량 위로 날던 드론이 추락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편리한 서비스를 악용할 우려도 있다. 드론만 훔쳐 되팔거나 화물을 훔치는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드론에 어떤 장치를 하거나 해킹해 범죄에 악용할 수도 있다. 몰카, 바이오 테러 같은 영화 속 한 장면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안전성 보장되는 선에서 규제 완화는 필수
드론 배송 서비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적잖다. 배송 업체 입장에서는 확실한 대책을 세워 드론이 추락하거나 물건을 도둑맞는 일을 막아야 한다. 확실한 안전성이 확보될 경우, 드론은 특유의 편의성 덕에 배송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드론의 안전성이 보장되는 선에서는 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규제가 적용되다 보니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뒤쳐져 있다.

향후 드론의 수요가 증가하고 다양한 비즈니스가 전개될 것은 확실하다.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신산업을 육성하려면 규제 당국이 업계 목소리에 적극 귀 기울이고 제도 정비에도 힘써야 한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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