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제로잇 열풍을 시작한 주인공은 바로 탄산음료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마켓링크에 따르면,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0년 924억 원에서 2022년 3,683억 원으로 2년 만에 4배가량 커졌다. 탄산음료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제로 시장은 이제 과자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간식류, 고추장, 비빔장 등의 소스류는 물론 에너지 드링크, 숙취해소제까지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소비자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반영한 제품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카페인 없이도 집중력을 높여주는 에너지 드링크, 알코올 없는 맥주, 단맛과 카페인 없이 청량감을 살린 탄산음료 등 각 브랜드들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색다른 제로 제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일상 속 건강한 집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제로 카페인’으로 만든 에너지 드링크 대체 제품이 나왔다. 낮과 밤의 균형 잡힌 밸런스를 연구하는 8APM(에잇에이피엠)은 지난해 12월 서울대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인 밥스누(BOBSNU) 연구진과 공동개발한 마시는 포커스 상품 ‘포커스 젤’을 출시했다. ‘제로 카페인’ 배합으로 설계된 ‘포커스 젤’은 출시 후 2개월 만에 판매량 6만 포 이상을 돌파했다.
포커스 젤은 카페인 없이 식물성 에너지원 갈랑갈을 주재료로 자연의 원료들을 배합해, 커피나 일반 에너지 음료 섭취 시 느껴질 수 있는 두근거림이나 이뇨 작용, 급격한 피로감 등의 부작용 없이 오랜 시간 집중력을 높여준다. 카페인으로 인한 불면증 부작용이 적어 오후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8APM 관계자는 “직장생활이나 수험공부를 하며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 커피에 의존하는 현대인들이 보다 건강하게 일상에서 몰입할 수 있도록 ‘포커스 젤’을 기획했다”라며 “부작용은 완화하고 집중력과 몰입감은 높여줄 수 있도록 고품질 원료를 최적의 비율로 배합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카페인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탄산음료 시장에서도 ‘제로 카페인’ 제품이 확산되고 있다. 코카콜라와 펩시는 그간 청량한 맛의 비법을 위해 콜라에 카페인을 넣어왔다. 하지만 최근 어린이나 임산부, 카페인 민감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기존 제로 슈거 제품에 카페인까지 뺀 탄산음료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코카콜라가 2023년 설탕과 카페인을 모두 뺀 ‘코카콜라 제로제로’를 출시한 데 이어 롯데칠성음료도 작년 3월 ‘펩시 제로 슈거 라임향 제로 카페인’을 선보였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제로 밀가루’ 제품도 있다. 풀무원의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은 이달 대표 제품인 ‘두유면’의 월 생산량을 4배 이상 늘린다고 밝혔다. 풀무원지구식단은 두유면, 두부면, 곤약면 등 밀가루 없는 ‘제로면’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5월 출시한 두부면은 출시 이후 약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기록한 바 있다.
‘제로 알코올’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최근 무알코올 맥주 신제품 ‘하이트제로0.00 포멜로’를 출시했다. ‘하이트제로0.00’는 국내 최초의 무알코올 맥주로, 무·비알코올 음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건강한 음주 문화를 위한 ‘제로 알코올’ 시장을 선도해 왔다. 이번 신제품은 기존 ‘하이트제로0.00’에 자몽 계열 열대과일인 포멜로의 맛과 향을 살렸으며,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