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은 당장 오늘 오후 우리 가게로 배달될 식자재 박스의 가격표를 바꾸고, 매달 날아오는 전기세와 가스비 고지서의 숫자를 뒤바꾸는 ‘생존의 예보’이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 중동에서 터진 포성이 어떻게 우리 동네 국밥집 주방까지 날아와 꽂히는 것일까? 오늘은 이른바 ‘호르무즈의 나비효과’라 불리는 중동 전쟁의 파급력과, 그 거대한 파도 속에서 우리 소상공인들이 붙잡아야 할 ‘구명조끼’는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중동의 불길, 사장님의 지갑을 태우다
중동 전쟁이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 경로로 우리를 압박한다.
첫째는 ‘에너지 비용의 폭주’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 국제 유가가 치솟고, 이는 곧바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배달 대행료가 오르고, 식자재 유통 비용이 상승한다. 어디 그뿐인가. 유가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의 기초가 된다. 홀을 시원하게 식히는 에어컨과 주방의 강력한 화력이 모두 ‘기름값’의 영향권 아래 있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비가 치솟는 상황, 이것이 전쟁이 주는 첫 번째 타격이다.
둘째는 ‘밥상 물가의 역습’이다. 유가가 오르면 비닐하우스의 난방비가 오르고, 비료 가격이 뛴다. 대파 한 단, 애호박 하나 가격이 예전 같지 않은 이유다. 게다가 중동 정세 불안은 글로벌 물류망을 마비시킨다. 수입 밀가루, 식용유 등 기초 식자재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사장님들은 "팔수록 손해"라는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다.
셋째는 ‘소비 심리의 냉각’이다. 기름값이 오르고 물가가 뛰면 소비자들은 지갑부터 닫는다. 주말 외식을 한 번 줄이고, 배달 음식을 망설인다. 금리까지 높은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니 소비자들은 ‘불요불급한 지출’인 외식과 서비스 소비부터 줄이게 된다. 결국 손님 발길이 끊기는 것이 전쟁의 가장 무서운 종착역이다.
▲ “왜 항상 우리만 당해야 하나?” : 정보 격차의 서러움
필자가 현장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지점은 정보의 불균형이다. 대기업들은 거대한 데이터 분석팀을 가동해 중동 정세를 예측하고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거나 가격 변동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짠다. 하지만 우리 소상공인들은 어떤가. 당장 오늘 손님 맞이하기도 바빠 뉴스를 볼 시간조차 없다. 뒤늦게 "식용유 값이 또 올랐네?" 하며 당황할 뿐이다.
중동 전쟁은 우리에게 ‘글로벌 문법’을 공부하라고 강요한다. 이제 장사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지구 반대편의 정세가 내 통장 잔고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는 ‘데이터 경영’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신박한’ 대응 전략
그렇다면 이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는 무기력하게 앉아만 있어야 할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생존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에너지 다이어트’와 ‘스마트 기술’의 결합이다. 유가가 오를 때는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단순히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상점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피크 시간대에만 화력을 집중하고, 대기 전력을 차단하는 IoT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에너지 경영’에 나서야 한다. 정부의 스마트 상점 지원 사업을 단순히 편리함이 아닌 ‘비용 절감’의 관점에서 적극 활용해야 할 때다.
둘째, ‘원가 분석의 정밀화’다. 전쟁으로 식자재값이 널뛰기할 때는 ‘감’으로 가격을 매겨선 안 된다. 메뉴 하나당 들어가는 원가를 1원 단위까지 분석해, 수익성이 낮은 메뉴는 과감히 정리하거나 대체 식재료를 찾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소상공인 협동조합을 통해 식자재를 공동 구매하며 ‘바잉 파워’를 키우는 연대가 절실하다.
셋째, ‘로컬리티의 강화’다. 글로벌 물류가 흔들릴 때일수록 우리 동네, 우리 지역의 식재료(로컬 푸드)로 눈을 돌려야 한다. 유통 경로가 짧은 지역 농산물은 글로벌 유가 파동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중동 전쟁 때문에 비싸졌어요"라고 변명하기보다 "우리 지역 농가와 손잡고 더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를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장님의 스토리텔링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다.
▲결국 사람이 답이다
중동의 포성은 무섭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우리 안에 퍼지는 막연한 공포와 무력감이다. 2026년의 대한민국 소상공인은 이미 수많은 위기를 넘겨온 베테랑들이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났고, 고금리의 압박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전쟁이 기름값을 올릴 수는 있어도, 사장님의 손맛과 고객을 향한 진심까지 뺏어갈 수는 없다.
사장님, 잊지 마십시오 위기는 곧 혁신의 기회입니다. 경제뿌리인 소상공인 여러분들을 항상 응원합니다.
비스타컨설팅연구소(주) 대표이사 신승만(경제학 박사)
- 공공정책 연구 경력 21년, 정책분석평가사 1급, 소상공인지도사 1급
- 한국동행서비스협회 부회장
- 前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부 연구위원
- 前 건국대, 남서울대, 한세대, 한서대, 백석대 등 외래교수 역임
신승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