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가 하면, 첫 만남부터 삐걱거렸던 윤지훈과 비리수사팀의 전개는 극에 치달았다.
한태주와 김영군을 납치한 윤지훈은 한태주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으면서도 우리팀이 곧 올 거라는 김영군의 말에 “그 사람 믿나 보네. 믿음에 배신당하면 사람이 무너져. 오늘은 네가 무너지는 날이고”라고 말했다.
진짜 마음을 말하지 그랬냐는 한태주의 말에는 “말하면? 말하면 뭐가 달라져? 네가 싫어서, 그래서 이 일 하겠다고 했어. 너도 나처럼 망가졌으면 해서. 그러면 너도 날 이해할 테니까”라고 답하며 과거 사건으로 인해 비뚤어진 마음을 가감 없이 내비쳤다.
한태주와 함께 ‘거북이’로부터 고문에 가까운 가학을 당하며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잃은 윤지훈. 그는 7년 전 ‘그 사건’ 이후 홀연히 사라져 연락 한번 없었지만, 박차장(주진모)의 변호를 맡았다며 한태주와 비리수사팀 앞에 나타났다.
장해룡 역시 모든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권총을 챙겨 나가 자신의 집에 도착했을 때 아내를 통해 집에 손님이 왔다는 말을 들었고, 직감적으로 김영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훈은 자신만의 스토리라인을 확실하게 이끌며 특별출연이라는 롤을 뛰어넘는, 극에 특별출연 그 이상의 특별함을 더했다.
박훈의 폭 넓은 연기스펙트럼이 또 한번 증명된 셈. 언제나 드라마틱한 연기를 펼치는 그의 활약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자신이 맡은 역에 최선을 다하며 고문부터 액션에 이르는 난이도 있는 연기까지 훌륭히 소화해낸 박훈이 선보일 새로운 모습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전개 속 박훈은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맹활약했다.
윤지훈 그 자체였다.
박훈은 망가져버린 윤지훈의 내면을 눈빛 하나, 손끝 하나의 떨림까지 이용해 온몸으로 표현, 그가 겪은 후유증과 마음의 상처를 브라운관 너머로 고스란히 전달했다.
특유의 강렬한 눈빛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비리수사팀을 압박하며 짧은 순간만으로도 몰입감을 가중,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동안 허성태의 존재가 선인지 악인지에 대한 의문들과 비리수사팀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에 15년 전 사건의 거북이의 존재가 허성태로 드러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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