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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마음에 건강한 인공관절이 깃든다

입력 2025-02-06 09:10

바른본병원 이승열 정형외과 전문의
바른본병원 이승열 정형외과 전문의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최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기술적 발전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을 만큼 한 해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학회를 다녀보면, 매년 새로운 주제가 등장하고 또 사라지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술이 기술적으로 발전하면서, 최신 기술을 적용한 인공관절 수술의 수술 후 환자 만족도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수술이 모든 면에서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수술 후 만족도가 낮은 경우가 존재한다. 성공적인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 다양한 연구자들이 환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현재까지 이러한 불만족의 원인은 명확히 모두 밝혀지진 않았다.

최근 들어서는 근심과 걱정,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인 요소가 인공관절 수술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그간 암수술을 비롯한 다른 질환에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는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의사들과 환자들 또한 건강한 마음이 좋은 치료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공유되어 왔다. 하지만 정형외과에서 이루어지는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이러한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 못했다.

우울과 불안은 정말 인공관절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최근 네덜란드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 의료진들은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들에게 수술 전에 우울과 불안에 관련된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고, 수술 후 우울과 불안이 수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놀랍게도 우울 점수와 불안 점수가 낮았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술 후의 모든 기간에 걸쳐 만족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술 후 통증뿐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우울하거나 불안을 호소했던 환자들에 비해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는 최근에 이루어졌지만, 건강한 마음이 인공관절 수술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은 정형외과 의사들 사이에서 꽤 오래 전부터 경험적으로 공유되어 왔다. 다만, 그 동안은 치료의 초점이 기술적으로 완성된 수술과 수술 후 재활에 집중되어 왔기 때문에,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에는 의사와 환자 모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요즈음 진료실에서 무릎이 좋지 않은 분들을 만나면, 그 동안 어떤 생활을 하면서 살아오셨는지, 무릎이 불편하면서 생긴 일상과 기분의 변화는 어땠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노력한다. 수술은 작게는 아픈 무릎을 아프지 않게 만드는 것이지만, 크게는 환자가 그 동안 당연하게 누려왔지만 포기해야 했던 일상을 돌려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술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의사의 당연한 역할이지만 여기에 환자의 마음을 보듬고 그 삶까지 이해하려 애쓰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제목처럼 건강한 마음에 건강한 인공관절이 깃들 확률도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환자분들도 의사와 함께 노력한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도움말 : 바른본병원 이승열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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